지난 4일 저녁 8시경 명륜동에서 생계를 비관한 자살소동 사건이 일어났다. K 씨는 지인에게 '잘있어'라는 짧은 문자를 남겼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지인이 119와 경찰에 신고해 출동하게 된 것.

굳게 잠긴 문 때문에 출동한 119대원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집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K 씨는 집에 없었다. 말로만 듣던 자살소동이 원주에서 일어나고 있다.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건이 아닌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2011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원주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2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36.1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2009년 10만명 당 전국평균은 31명인데 반해 원주에서는 36.6명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전국평균에 비해 자살 사망자 수가 많다.

원주시는 자살이 지역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자살예방을 위해 지난해 '원주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자살이 지역사회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사회는 자살문제를 등한시 했다. 건강도시 원주, 생명사상의 근원지인 원주에서 자살은 숨겨야할 대상이었다.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라고들 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도 한 몫 한다.

특히 원주처럼 급성장하는 도시에 있어 자살률은 계속 증가된다.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고위험군 대상자에는 특이하게도 '경제적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과 '학력이 낮은 자'가 포함돼 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OECD 국가 중 평균 11명의 자살률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의 급격한 성장으로 일어나는 빈부의 격차, 실업률, 질병 등은 자살 위험요소다. 특히 지역사회의 자살률 중 노인 자살률은 최고조에 이른다.

최근 한 민간단체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연합회를 구성하고 창단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그동안 관에서 주도하던 자살예방을 민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숨어 있다. 원주를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자살예방을 위한 문제는 유년기시절부터 평생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교육의 개념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 관은 행사 위주의 자살예방 교육이 아닌 시민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실질적인 자살예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가 '너'와 '나'라는 이분법적 구조가 아닌 '우리'라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관심과 보호의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행복의 기준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 그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은 본인 의지에 달려 있다. 자살하지 말자. 박준성(명륜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