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주청년센터가 관내 대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업 후 원주에 취업하겠다는 비율이 8.4%에 불과했다. 70.8%는 수도권 취업을 희망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대학생 중 21%는 연고지가 원주였다. 지역출신 대학생 중에서도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취업할 곳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도시가 점점 노령화되는 추세에서 청년층이 취업 때문에 원주를 떠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타지역 대학생들이 원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학시절을 보내는 정거장 정도로만 인식한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셔틀버스로 등·하교를 하다보니 원주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원주를 떠나고 있다. 대학이 6개나 있지만 대학생들을 통한 인적역량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 인구 유출은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큰 손실이다. 때문에 졸업 후 원주에 터를 잡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대학생들이 원주에서 취업하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급여수준이 수도권보다 낮기 때문이다.

중·대기업을 유치해 높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최선이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수도권보다 임금은 낮아도 사는데 불편함이 없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집 값이 싸고, 생활비 비중이 낮고, 생활환경과 정주여건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원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족봉사운동이 가장 활발할 뿐만 아니라 천사운동, 협동조합운동 등 첫 손 꼽히는 원주만의 장점이 많다. 여기에 훌륭한 정주여건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는 청년 고용문제에 대해 무관심 했다. 원주시는 노인 일자리,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등에는 관심을 갖고 예산을 배정했지만 청년 고용문제는 해법이 없다는 이유로 도외시 했다. 물론 청년들이 취업할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원주에서 대학을 다닌 인재들이 원주에 남는다면 지역의 인적역량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난달 26일 원주포럼은 청년 실업대책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고 각계 전문가가 토론을 벌였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렇다할 마땅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청년 고용문제를 지역사회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청년들이 원주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은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해 대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연결시켜 주는 시스템이라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지역 기업이나 기관, 단체 등이 대학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갖는 등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