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강원도교육청 민병희 교육감이 원주교육지원청을 방문했다. 원주 교육에 대한 주요 업무와 역점 사업인 '행복원주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보고회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정기현 교육장과 민병희 교육감이 앉은 좌석 배치였다.

네모난 테이블에는 민 교육감과 정 교육장이 서로를 마주본 채 회의가 진행됐다. 도교육청 수장으로서 단위 교육청의 업무를 관리·감독하는 입장에서 수직적인 좌석배치를 통해 업무 현황을 청취할 수도 있는 일이건만 민 교육감은 수평적인 좌석배치를 통해 단위 교육청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원주교육지원청이 진행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도교육청이 진행하는 사업도 동등하게 설명했다. 이는 민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민 교육감은 최근 학교인권조례 계류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도의회를 질타했다.

민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가 계류되었지만 학교생활협약운동을 추진하겠다"며 "교육의 3주체(학부모, 교사, 학생)가 합의하고 약속하는 형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1일부로 조직개편 계획을 단행했다. '공교육의 책무성 강화와 학교현장 지원 강화' 방안으로 민 교육감의 철학이 반영된 조직 개편안으로 원주교육지원청은 2과 13담당과에서 3과 1센터 15담당으로 개편됐다. 비대했던 부서가 세분화됐다.

또한 책임교육과가 신설돼 기초학력책임교육,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교육복지 우선지원 사업을 역점사업으로 두고 대입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독서·논술·교육 강화를 위해 창의진로과에 진로진학, 그리고 교육진흥과에 독서교육 등 전담부서도 설치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함께 도교육청의 인원이 줄고 지역교육청의 인원이 보강됐다. 민 교육감의 정책과 더불어 지방교육자치제의 실시로 인한 학교단위 책임경영의 확대로 교육 분권화가 점차 강조되고 있다.

민 교육감은 '행복원주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도 단위 혁신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적극적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있다. 교육이 변화되고 교육 정책도 변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지역 학부모의 생각은 입시위주의 경쟁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원주청년센터는 관내 대학생들의 원주 취업인식 설문 및 심층면접을 진행한 바 있다.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10명중 9명이 원주에서 취업을 안한다'고 말해 지역 청년들의 수도권 유출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앙집권적인 교육과 경쟁 위주의 입시가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제 막 고교 평준화는 시작 됐다. 고교 평준화의 결과가 지역의 인재 육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원주교육청과 도교육청 그리고 일선 학교의 교육에 원주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