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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과 졸업식
2013년 02월 25일 (월) 이현주 원주시청소년수련관장 wonjutoday@hanmail.net
   

2월 졸업식 시즌이 지나가고 있다. 오래전부터 졸업식을 하고 교문을 나설 때 밀가루 세례로 학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을 자축하고 추억으로 남기고자 했던 졸업식문화가 있었다.

그런데 몇 년전 일부학교의 교복 찢기와 알몸 뒷풀이 졸업식문화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런 막장졸업식을 우려한 시·도 교육청에서는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엄중처벌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하기도하고 졸업식장 주변에 경찰을 배치하기도 한다.

졸업식이 배움의 과정을 마치고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세상으로 향해 나아가는 것을 축하해주는 자리가 아니라 마치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듯 비장한 각오로 대응해야하는 특별 단속기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 교복은 학교생활을 함께 한 추억의 상징이 아니라 지겹고 힘들었던 학교의 굴레로 인식되어 멀쩡한 교복이 졸업과 더불어 갈기갈기 찢어 버리게 된 듯하다.

해마다 2월 졸업식이 끝날 즈음이면, 세탁. 손질한 교복과 체육복을 챙겨와 청소년수련관 사무실에 놓고가며 "버리기는 아까웠어요"라며 맑게 웃던 여고생이 생각난다. 그 여학생이 가지고 온 교복은 여러 벌이었는데, 아주 깔끔하고 새것처럼 손질되어 있어서 바로 후배가 될 여학생이 기쁘게 가지고 갔던 기억이 있다.

며칠 전엔 학성동에 위치한 원주녹색가게는 작업복 점퍼차림의 20대 청년과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와 중학교 교복을 찾는다고 하였다. 교복을 입고 있어서, 여분의 교복이 필요하거나 상급학교 교복이 필요한 줄 알았더니 전학을 오게 되어 교복을 사러왔다는 것이다.

30~40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교복이 녹색가게에서는 한 벌에 만오천원이라며 열심히 몸에 맞는 것을 고르더니 바지는 없어 아쉽지만 쟈켓과 셔츠를 골랐다며 매우 만족해하는 것이었다. 또 "00학교 교복있어요? 그곳에서는 교복이 한 벌에 얼마정도 하나요?" 하는 문의전화도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자주 받게 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비싼 새교복을 입기보다 중고 교복을 찾는 사람들은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입던 교복을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교복을 찾는 분들에게 많은 물품을 갖추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또 일부학교에서는 후배들에게 교복물려주기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학교단위로 교복을 수거하고 물려주기도 하는데, 대부분 재학생들이 번갈아 입거나 유행에 맞게 수선하여 입으려고 여분의 옷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신입생이나 전학생에게는 차례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쌓였던 교복이 낡은 것만 남거나 지저분해져 버려지다보니 중고교복을 구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있다.

교복물려입기는 비싼 교복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경제적인 가치도 있지만, 버려져 쓰레기가 될 교복을 깨끗이 세탁하고 손질해 학교나 재활용매장에 기증하게 되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고 가치 있게 재사용될 수 있다.

지구를 사랑하고 환경실천을 하는 첫걸음으로 졸업생들은 학창시절의 추억이 깃들어있는 교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졸업생을 둔 부모님들은 내 아이의 후배에게 사랑을 전한다는 생각으로 교복을 손질하여 녹색가게에 들러주셨으면 한다. 또 학교에서도 행사를 마친 후, 교복이 남아있다면, 중고교복을 찾는 입학생들에게 빠르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함께 참여해주시길 바란다.

이제 곧 3월이다.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고 밝게 웃으며, 새학교, 새 선생님을 향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친구들과 희망의 길을 나설 아이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함께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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