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주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타 도시에 비해 차량 증가속도가 빠른 편이다. 주차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매년 주차공간을 늘리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CCTV를 늘리는 등 불법주정차 단속도 강화하고 있지만 이 역시 주차불편을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원주의 주차문제를 심층 진단하고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기획기사를 4회에 걸쳐 게재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주차장 현황과 불법주차 실태
② 주차하기 힘들다-원인과 해법은?
③ 건물 부설주차장 있으나마나
④ 주차문화 선진도시 만들자

▲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도로.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있지만 늘 불법주정차한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 서 있다.

불법주정차가 많은 곳을 지난해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원일로와 평원로를 제외하고 월 200여회 단속되는 곳도 있었다. 그런데 불법주정차가 많은 곳에 주차장이 없는 곳은 1개소에 불과했다. 주차장이 있는데도 버젓이 불법주정차를 하는 이유는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며 내는 주차요금이 아깝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돈 몇 푼 때문에 양심을 파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AK플라자가 위치한 봉화로는 주차장을 연상케 한다.

AK플라자 인근과 고속버스터미널

주말이면 단계동 AK플라자 주변 1차로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또한 봉화로와 이어지는 서원대로와 천사로 인근, 백간공원길은 불법주정차로 인해 주차장을 연상케 한다. 법적으로 이면도로는 주정차가 가능하지만 교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불법주정차가 성행하는 인근엔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AK플라자 부설주차장은 900면 가량 되고, 인근 주차장도 60면이 넘는다. 원주시 관계자는 "이곳은 고정식 CCTV가 설치되지 않아 불법주정차가 성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토·일요일 정기단속을 하면 하루 20건 넘게 단속된다"고 말했다.
　
고속버스터미널 인근과 장미공원 주차장을 합치면 주차장은 350면이 넘는다. 하지만 지난해 월 평균 40여건이 단속됐다. 이곳의 교통체증은 운전자라면 누구나 알 만큼 심각하다. 불법주정차와 더불어 길게 늘어진 택시베이(Bay)가 그 원인. 게다가 시내버스도 자주 오는 지역이라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하다. 상가가 많은 만큼 부설주차장도 여럿 존재한다.
　
귀론길과 롯데시네마 인근

단구동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한국가스공사에 이르는 귀론길과 그 인근은 지난해 월평균 190회가 넘는 단속이 이뤄졌다. 인근 주차장은 아울렛 부설주차장 180여면 뿐, 상가밀집구역이라 주차장을 만들기도 어렵다.

주차장법에 따른 주차면 확보에 대한 법안은 1970년대 당시 만들어졌다. 때문에 이전에 지은 건축물들에 있는 부설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사용하기에도 불편해 면수만 맞춰놓은 곳이 허다하다. 부족한 주차장을 벗어나 이면도로는 주차로 인해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이며, 고정식 CCTV의 시야를 피해 도로까지 불법주정차를 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상가 중앙에 땅을 사서 주차장을 만들 수도 없고, 만든다고 해도 금방 가득 차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곳은 정말 답이 없다"며 "단속 시간을 2시간 줄였는데도 문제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단구동 롯데시네마 인근에 노외주차장만 150여면 마련돼 있다. 유료로 이용되지만 대부분 인근 상가 이용객이므로 노외주차장과 부설주차장을 이용할 법도 하다. 하지만 이곳은 고정식 CCTV로 지난해 월평균 60여회 단속됐다.

▲ 무실동 주민센터 옆 도로. 불법주정차 차량으로 차량교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무실동주민센터
　
무실동주민센터에서 무실동 롯데리아에 이르는 200여m 거리의 도로에도 불법주차는 상당하다. 지난해 월 평균 170여회 단속실적이 있었다. 상가건물에 조성한 부설노외주차장은 겹겹이 주차돼 안쪽 차량은 쉽게 빠져나갈 수도 없다. 인근에 2개소의 유료주차장은 60여면이 있지만 항상 널널하다.
　
원주시 관계자는 "주차비 3천~4천원 아끼려다 벌금으로 4만~5만원을 내고 있다"며 주차비 지출을 기름값처럼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얼마전 도심지에 공용주차장을 건립하기 위해 추산했던 금액이 약 18억원. 이때 조성가능한 주차면수는 50여면 정도였다. 기계식 주차장을 만드는 것도 시설비 때문에 비슷하다. 도심지 같은 경우엔 주차 1면당 평균 3천만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환급하기 위해선 유료주차장으로 활용하며 쉬는 날 없이 매일 8시간씩 주차요금을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10년 정도 걸린다.
　
주차장을 만드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운전자가 주차요금도 차량 유지비의 일부임을 인식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또한 확보된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고 목적지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문화도 정착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