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원주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시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원주시의회는 지난 1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원주시의회 홈페이지에 입법예고 했다. 입법예고를 하는 이유는 조례를 제정 또는 개정할 때 시민들이나 관련된 집단으로 부터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 기간 중 의견을 제출한 곳은 원주시 뿐이었다. 조례 개정에 반발하고 있는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조례는 누가봐도 환경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지만 입법예고 방식 때문에 언론보도를 보고 뒤늦게 알았다.

그렇다고 시의회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원주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시의원이 조례안을 발의할 경우 취지, 주요내용, 전문을 5일 이상 공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예고할 수 있다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예고할 수 있다'는 표현은 예고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조례는 시민생활이나 원주시 각종 정책과 관련된 사안이 대부분이다, 또한 시의원은 모든 분야에 있어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때문에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시민들이나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조례안 입법예고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로 바꾸어야 하며, 예고방식도 다양화해야 한다. 특히 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알려 공론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민의 입법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입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강릉시의회의 경우 '입법예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홈페이지뿐 아니라 신문, 시정소식지 등에 20일 이상 입법예고문을 게재하도록 하고 있다. 원주시의회에 비해서는 적극적이다.

원주시가 원주시의회에 상정하는 조례안도 마찬가지다. 원주시는 홈페이지 외에도 공보를 통해 예고하고 있지만 공보는 일반 시민들이 접할 수 없기 때문에 원주시 홈페이지에 상시적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

'원주시 자치법규 입법예고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단체 등에는 예고사항을 통지해야 하며, 시민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신문, 방송 등에 예고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원주시가 입법예고를 신문, 방송을 통해 홍보한 사례는 없다.

지방자치가 발달한 미국은 조례제정시 지역신문에 전문을 게재해 의견을 수렴하고 제정된 조례 역시 지역신문을 통해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정홍보는 지방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리는 일이다. 잘하고 있는 것만 알리려는 우리나라 지방정부와는 인식이 다르다. 원주시와 원주시의회도 중요한 조례의 제정 및 개정시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