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시의회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개발행위 허가기준 완화를 규탄했다.

원주시의회가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대폭 완화한 조례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조인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주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개정안 골자는 도시지역 개발행위 허가기준을 경사도 17도 미만에서 22도 미만으로 완화시키는 것이다. 도시지역 중 자연녹지지역이 해당되며, 그 면적은 원주시 전체면적의 5.79%인 5천22만여㎡이다.

조 의원은 "과도한 개발행위 제한으로 사유재산권이 침해되고, 도내 타 도시와의 형평성 및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도내 18개 시·군의 경사도 평균이 22도여서 개정안에 그대로 반영했다고 조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자 본회의에 앞서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서와 논평을 통해 조례안 개정을 규탄했다. 이들은 "난개발을 부추기고, 산사태 등 자연재해와 기획부동산의 투기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며 본회의에 앞서 피켓시위를 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원주녹색연합 이승연 사무국장은 "측량협회 등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시의회가 수용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25개 측량설계업체는 작년 8월 원주시와의 간담회에서 자연녹지지역의 경사도를 20도 미만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주시는 수용하지 않았으나 시의회에서 받아들인 것.

본회의에서는 용정순·권영익 의원이 조례안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용 의원은 "도시계획조례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최소한의 기준을 제도화 한 것"이라며 "개인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더라도 공익을 위해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춘천시는 경사도 25도 미만까지 개발이 가능하지만 개발지 투영율을 20% 적용하고 있어 실제로는 원주시보다 훨씬 강력하게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정안을 계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표결로 이어졌고, 시의원 21명이 투표한 가운데 1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시의회는 작년 2월 도시지역의 경사도 17도 이상의 지역을 개발할 때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받도록 돼 있던 사항을 심의를 거치도록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조례안을 승인한 바 있다.

이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시의회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는 점에서 시의회가 스스로의 결정을 뒤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