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창묵 시장이 강릉에 건립예정인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처음부터 원주에 재배치하고 대신 조직위와 강원도가 약속한 이축비용을 강릉시가 부지 매입이나 경기장 건립비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경기장 재배치를 요구한 기존 주장과 같은 맥락이지만 비용이나 활용방법 등에서 이전 주장보다 더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조직위와 강원도, 특히 당사자인 강릉시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원 시장은 지난달 3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원주에 재배치하고 이축비용을 강릉시가 사용할 것을 조직위와 강원도, 강릉시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한건축사협회에 해체조립이 가능한 모듈공법으로 경기장 이전 비용에 관한 용역을 의뢰한 결과 63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원 시장은 "올림픽이 열리는 17일간 사용하기 위해 1천억원을 들여 경기장을 강릉에 건설하고 대회가 끝나자마자 또 다시 630억원을 들여 원주로 이전한다는 것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630억원이라는 큰 돈을 경기장을 옮기는 데 낭비하지 말고 생산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라고 부언한 원 시장은 "원주에 경기장을 재배치하고 그 대신 이전비용 630억원을 강릉시가 시비 부담없이 종합체육시설단지 부지매입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쇼트트랙 등의 경기장 건립에 활용하도록 하자"며 "만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조직위와 강원도가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한 이전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확실히 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원주시는 이날 원 시장의 제안을 대한건축사협회 용역결과와 함께 대통력직 인수위를 비롯해 올림픽조직위원회, 대한아이스하키연맹, 강원도, 강릉시 등에 공문으로 발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