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원주시의회 모임방에서 열린 원주시·원주시의회 의원 간담회는 시종 긴장감이 감돌았다. ▷원주 화훼특화관광단지 조성사업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원주교도소 이전사업 ▷원주시 장사시설 설치사업 등 4대 주요 현안사업의 추진과정과 향후 계획 등이 설명된 이 자리에서 시의원들은 대체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특정 사안에서는 소속 정당이나 지역구에 따라 의원들간에도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다. 채병두 시의회 의장은 간담회 인사말에서 "민간투자라고 해도 따지고 보면 투자가 아니라 결국 채무"라고 언급, 원주시가 기존 방식을 변경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장장 4시간 40분간 진행된 이날 간담회 주요 쟁점을 정리한다.

4시간 40분간 열띤 공방…시·의회 이견차 커
교도소 이전 등 특정사안 시의원간에도 시각차
　
●원주화훼특화관광단지 조성사업

문막읍 궁촌리 일대 영동고속도로변 180만9천880㎡에 추진되는 화훼특화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시의원들은 SPC 참여사들의 역량과 사업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코오롱글로벌(주)을 제치고 (주)중앙이 주관사로 참여하게 된 배경에 질문이 집중됐다.
　
전병선 시의원과 권영익 시의원은 "자본금이 14억원밖에 되지않는 (주)중앙이 14억4천만원을 출자해 최대 주주가 됐는데 향후 추가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이 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대기업인 코오롱글로벌이 주관사를 맡질 않는 것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우려를 표시한 김홍렬 시의원도 "부지조성사업비와 열병합발전소, 테마파크 조성사업비까지 최소 2천4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인데 법인이 그런 투자를 이끌어 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2의 대명원 사태가 없도록 확실하게 계획을 수립하고 자금을 확보해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용정순 시의원은 "현 시장 임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도내 최대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직 전체적인 그림조차 그리지 못했다면 원주시가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운영주체와 운영계획 등이 사전에 검토돼야 의회 동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열병합발전소 건립의 안정성과 대규모 부지조성으로 논 면적이 줄어드는 것에 우려도 제기됐다. 김병석 시의원은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열병합발전소 건립 전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나복용 시의원은 "농림부 국책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권영익 시의원은 "조성 부지가 대부분 논으로, 결국 토토미 대신 꽃을 키우겠다는 이야기와 같다"며 "토토미를 육성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창묵 시장은 "어차피 이 사업은 코오롱글로벌(주)이 끌고 갈 수 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시작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춰놓을 순 없겠지만 원주시가 지급보증해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기에 만일의 경우에도 원주시가 모든 것을 떠안게 되는 일은 없다"고 답했다.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주)경안전선이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원점부터 추진해야 하는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원주시는 시가 직접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의원들은 1·2·3단계로 나눠 100만평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실현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호빈 시의원은 "3단계에 걸쳐 100만평을 조성하겠다는 원주시 계획대로라면 5천5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현재같은 경제적 여건에서는 은행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춘자 시의원은 "반계산업단지와 기업도시 분양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게 되면 반계산업단지와 기업도시 분양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 명확하다"고 주장하고 "일단 기존 산업단지 분양을 마무리하고 추진해도 늦지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홍열 시의원은 "수년째 가시화 된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100만평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발표로 주민들의 행정불신만 조장하고 있다"면서 "불가능한 일은 언급하지 말고 실현가능성 있는 일만이라도 내실있게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공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느냐"고 질의한 김학수 시의원은 "부론 IC 개설과 공업용수 확보가 관건인 만큼 원주시가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론일반산업단지는 수도권 기계·화학업체들을 이전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이전대상 업체가 다르기에 우려하는 것처럼 반계산단이나 기업도시 분양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원 시장은 "문막-부론간 4차선도로확장과 부론 IC 건설을 위해서라도 산업단지 100만평 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주교도소 이전사업

원주시는 원주시가 봉산동에 대체 교정시설을 조성해주고 현 무실동 교도소 부지를 인수받아 개발하는 기존 방식으로 교도소 이전사업을 강행할 경우 1천389억원의 순수 시 예산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법무부에 국가 재정사업으로 반영·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부대양여 방식 등으로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공기업 또는 민간투자자가 있다면 언제든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시의원들은 소속 당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현 교도소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느냐를 놓고도 의원들간 설전이 이어졌다. 박춘자·김학수 시의원이 현 교도소 부지 일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추진하자는 주장을 제기하자 신재섭 시의원은 "단계동과 무실동 외에 다른지역에도 상업용지는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또 일부 의원들은 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자거나 시장과 시의장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두 사람이 끝장토론을 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춘자 시의원은 "현 교도소 부지를 나대지로 매각하거나 상업지를 포함한 복합용지로 개발하더라도 원주시 재정에서 추가 부담없이 공익과 수익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김학수 시의원은 "공영개발을 통해 매년 100억원씩 예산을 투입,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채병두 의장도 "주민들을 어렵게 설득해 추진한 사업인데 이제와서 아무런 상의없이 사업을 취소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기존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원 시장은 "원주시 예산 1천389억원을 부담하면서까지 이전사업을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이지, 국가 예산이 투입된다거나 또는 새로운 대안이 제시된다면 언제든지 추진하겠다"면서 "하지만 시 예산을 들여가면서까지 추진해야 할 시급성이 없고 또, 그렇게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주시 장사시설 설치사업

흥업면 사제리에 추진중인 장사시설 설치사업은 원주시가 3만6천㎡에 공영화장장과 시립봉안당, 진입로 등을 설치하고 해당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재단법인 '천상세계'가 8만5천800㎡에 장례식장, 봉안당, 공원, 주차장 등을 설치하는 방안으로 추진중이다.

원주시는 17일 간담회에서 "천상세계가 지난 14일 투자의향서를 제출했고 금융권을 통해 자금확보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달까지 토지매입 및 사업제안서를 제출받아 관련 절차를 밟고 올해 연말까지는 공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천상세계의 사업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다 지금같은 결과를 초래한 만큼 이제는 원주시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권영익 시의원은 "사업추진이 늦어지면서 원주시가 기채 130억원을 차입해 오히려 이자를 물어주고 있다"면서 책임소재를 추궁했다. "모든 사업을 한번에 가려고 하니 더욱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한 이병규 시의원은 "주민들이 추진하는 시설은 여건이 갖춰지는대로 하더라도 원주시가 시설하고 운영하는 부분만이라도 먼저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주민들이 구성한 천상세계의 사업 수행능력에 의문을 표시한 용정순 시의원은 "작년 2월 간담회에서 연말까지는 사업 계획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제자리 걸음"이라면서 "이제는 주민들에게 끌려가지 말고 원주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박성용 원주시 시민복지국장은 "기채를 낸 것은 사업추진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천상계계의 사업수행 능력과 관련해서는 "사업제안서가 제출되면 사업수행능력과 시행자 지정요건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