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우산동 풍물시장 철거를 계획한 건 지난 2002년이었다. 그러나 후폭풍을 우려해 원주시가 10년 넘게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풍물시장 관리에 연간 수천만원의 세금을 투입하고 있어 예산낭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우산동 풍물시장은 지난 1991년 조성됐다. 원주시가 노점상 정비를 추진하면서 영세서민의 생계대책으로 복개천 1천700여㎡에 가설건축물 6동을 건립하고, 170개 점포에 노점상인들을 입점시켰다. 4∼5년간은 장사가 됐지만 이후 상경기가 위축되면서 개점휴업이나 폐점이 속출했다.

또한 선술집 형태가 주를 이루며 우산동 주민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급기야 지난 2002년 우산동 주민들은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지역발전에 저해가 된다며 원주시에 철거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냈고, 원주시는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시는 연차적으로 철거를 진행, 6개 가건물 중 4개를 철거했다. 현재는 2개 가건물에서 45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원주시 소유의 건물을 무상 임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비로 연간 시비 수천만원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주시는 올해 본예산에 우산동 풍물시장과 평원동 민속풍물시장의 야간경비 용역비로 9천600여만원, 시설물 유지관리비로 2천만원을 책정했다. 우산동 풍물시장에도 5천800만원이 책정된 셈이다. 올해 뿐만 아니라 매년 이 정도의 예산이 집행됐다. 이 예산은 전적으로 입점상인들을 위해 쓰인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산동 주민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원주시가 철거를 미루는 이유는 입점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섣불리 손을 댔다가 집단 반발할 경우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다. 풍물시장 관리업무를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산동 주민들은 풍물시장이 우산동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우산동 한 주민은 "매년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는 데도 원주시가 철거를 방기하는 건 직무유기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노점상들을 반 강제적으로 입점시켰기 때문에 강제철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자연 소멸되도록 두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