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5월 원주투데이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가 공공연하게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원주시는 즉각 대책마련에 나섰고 대행업체 모임인 원주시생활폐기물에너지협회에 공문을 발송해 "특별단속을 실시해 적발되면 계약 위반으로 보고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원주시생활폐기물에너지협회도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원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시의원들도 새벽에 환경사업소를 방문, 실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대행업체들의 불법적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행업체 모두 과태료 처분

원주시는 최근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6개 권역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을 맡고 있는 대행업체 6곳을 모두 적발, 대행업체별로 각각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원주시는 생활폐기물과 연탄재를 분리해 수거하도록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었으나 생활폐기물과 연탄재가 뒤섞인 채 반입되고 있었던 것.

톤당 수집운반 단가는 연탄재 12만4천여원, 생활폐기물 11만여원이다. 연탄재를 별도 처리하는 이유는 115억원을 들여 조성한 매립장 내 생활폐기물 연료화시설에 연탄재가 투입될 경우 기계고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주시는 연탄재와 생활폐기물 처리차량을 각각 운영하도록 계약을 맺었으나 대행업체가 생활폐기물과 연탄재를 한 차에 싣고 매립장으로 들어오다 적발된 것이다. 특히 원주시가 사전에 특별단속을 예고했는데도 불구하고 6개 대행업체 모두 적발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대행업체는 생활폐기물과 연탄재가 뒤섞여 있더라도 연탄재로 처리하면 생활폐기물로 처리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대행료를 받을 수 있다. 원주시는 생활폐기물과 연탄재를 구분하기 위해 대행업체에 '생활폐기물 카드'와 '연탄재 카드'를 각각 지급했다. 매립장 입구에 설치된 계근대에서 생활폐기물 카드를 대면 생활폐기물 대행료를, 연탄재 카드를 대면 연탄재 대행료를 지급해 왔다.

그러나 생활폐기물과 연탄재가 뒤섞여 있어도 연탄재 카드를 대면 연탄재 대행료가 지출됐던 셈이다. 이로인해 세금 누수는 물론 생활폐기물 연료화시설의 수명이 단축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본지에 이같은 사실을 제보한 환경미화원 A 씨는 "대행업체마다 평균 하루 2번 매립장으로 들어가는데, 생활폐기물과 연탄재가 뒤섞여 있어도 한 번은 연탄재 카드, 다음은 생활폐기물 카드를 인식시키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감시체계 허점 투성이

원주시는 대행업체들의 불법적인 쓰레기 반입을 막기 위해 주민감시요원 5명을 고용하고 있다. 매립장 주변지역인 흥업면 보통리, 사제리, 대안리에 사는 주민들이다. 이들은 원주시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다. 매립장을 관리하는 원주시 환경사업소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7시부터 폐기물 반입을 감시한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해 대행업체들의 불법을 원주시에 신고한 건수는 2건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원주시에서 확인한 결과 적법한 반입으로 밝혀졌다. 원주시가 1회 특별단속을 통해 6개업체를 적발한 것과 비교하면 감시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1982년 조성한 태장동 쓰레기매립장의 매립용량이 1995년 종료되면서부터 흥업면 광역쓰레기매립장이 운영됐기 때문에 매립장 인근 주민들이 20년 가까운 세월을 고통받은 건 사실이다.

원주시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을발전기금 60억원을 지원했고, 쓰레기 반입 수수료의 10%를 매년 주변마을에 제공하고 있다. 주민감시요원 5명을 고용한 것도 주민 지원의 일환이라고 원주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불법 반입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주민감시요원들의 적발건수가 없다는 것은 감시체계의 허점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쓰레기 처리를 위해 매립장을 드나드는 차량은 하루평균 100대가 넘지만 불법 반입에 대한 감시는 전적으로 주민감시요원에 의존하고 있다. 

매립장 내에 있는 환경사업소는 매립장 및 침출수 관리가 주된 임무이다. 대행업체 관리는 본청 생활자원과가 맡고 있지만 상시 관리체계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본지에서 취재에 착수하자 원주시는 긴급히 대책을 내놓았다. 오늘(14일)부터 2월 말까지 특별 감시활동을 벌이기로 한 것.

공무원 2명과 주민감시요원 2명이 매일 매립현장에서 분리수거 이행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종량제 수거업체가 사업장 폐기물이나 모래 등 가로청소 잔재물을 반입하는 불법행위를 감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