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2012년도 교통문화지수에서 원주시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인구 30만명 이상의 전국 25개 지자체 중 원주시는 20위에 머물렀다. 전년도 15위에서 5계단이나 하락한 것이다. 특히 교통사고 발생건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수 등으로 평가한 교통안전영역에서는 25개 지자체 중 꼴찌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통안전공단은 원주시를 교통사고에 매우 취약한 '관심' 그룹에 올려놓고 있다. 차년도에 예상되는 교통사고 추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이 2011년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한 교통안전지수에서도 원주시는 전국 228개 지자체 중 159위에 머물고 있다.

교통안전지수는 교통여건과 교통사고 발생자료를 분석, 지자체별 교통안전도 수준을 계량적인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전국 지자체 평균은 74.1점인데 반해 원주시는 70.9점에 그쳤다.

원주가 교통사고에 취약하다는 분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교통문화지수가 발표될 때마다 되풀이 됐다. 특히 교통문화지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운전행태는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신호 준수율, 방향지시등 점등률 등은 해마다 상위권에 랭크됐다. 운전자들은 법규를 준수하며 운전하는데 교통사고는 많이 발생했다는 것은 교통안전시설 및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원주시는 교통사고가 빈발한 원인을 외부인구 유입 때문으로 보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도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외부인구가 활발하게 유입됐고, 이들이 낯선 도로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교통사고가 빈발했다는 것이다. 인구가 늘면서 도로 신설 및 확포장이 활발했던 것도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원주시가 최근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교통사고는 사람과 시스템에 의한 인재(人災)이다. 원주시가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인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통상 60㎞/h인 도심내 제한속도를 50㎞/h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속도 제한은 최단기간 내에 교통사고 건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과속방지턱과 같은 속도저감시설 설치도 늘릴 필요가 있다. 당장은 운전자들로부터 불편하다는 민원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교통사고 다발지역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운전자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와함께 반곡동 어린이교통공원을 적극 활용해 교통안전에 대한 의식을 어려서부터 가르칠 필요가 있다.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들이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게끔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원주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할 때 소정의 교통안전교육 이수증을 제출하게끔 제도화 하면 될 것이다. 원주시가 시민들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교통안전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