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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에 대한 배려없는 원주시 인사
2012년 12월 31일 (월) 권순형 원주문인협회 고문 wonjutoday@hanmail.net
   

박경리문학공원에 가면 200년 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그 느티나무 곁을 지나 선생님이 사시던 옛집에 가서 선생님 상 곁에 오래도록 앉아 있다.

고창영 관장 때문에 박경리문학공원은 마치 내 영혼의 고향 같은 곳이 되었다. 황무지 같았던 그 곳, 박경리 선생님조차도 생전에 오고 싶지 않았던 그 곳을 고창영 관장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옥토로 바꿔 놓았다. 온 정열을 쏟아 누구나 원주에 오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으로 만들어 놓았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는 문인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토지문학아카데미, 토지학교, 토지한국사학교, 토지청소년리더십 캠프,어린이토지학교, 청소년토지학교, 토지시낭송회, 토지의 날 등 일년에 무려 165개 행사를 통해 박경리선생님을 선양하고 문학의 향기를 시민들과 나누었다.

혹자는 그것을 전시행정이라고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박경리문학공원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행사마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온 몸으로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누구를 감동 시켜서라도 꼭 해내는 근성으로 프로그램 하나 하나에 문학의 혼을 담아내던 열정이 빗어낸 감동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어디 가지?' 하던 시민들을 박경리문학공원으로 오게 했고 문학행사에 동참하게 했다. 박경리선생님을 전국 식자층에게 알리고 토지학교를 통해 토지 정신을 이어가게 했다. 이런 행사를 전시행정이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행사가 전시행정이 아닌가 되묻고 싶다.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사는 원주가 근현대 100년사에 수작으로 손꼽히는 토지의 작가 박경리문학공원은 전국 많은 탐방객들이 원주를 찾는 이유가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고 관장과 공원 식구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고 관장은 문인이면서 행정학을 전공한 문화경영의 달인 예술행정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강원도가 인정한 문화분야 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강원도 16만29명의 공무원 중에서 행정의 달인은 몇 명이나 될까. 행정의 달인은 객관적으로 고 관장이 8년 동안 해 온 업적의 평가라고 본다. 물론 고 관장은 비정규직이고 계약직 공무원이다.

공무원 신분이지만 아마도 문인답게 근무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지금의 박경리문학공원이 되었다고 본다. 고 관장은 12월 31일로 박경리문학공원을 떠난다. 사기업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즈음에 지방 정부인 원주시는 8년간의 공적과 기여에 대한 배려도 없이 단 몇 분간의 면접으로 후임자를 채용했다. 이런 현재의 비정규직에 대한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원주를 사랑한다면 8년 동안 한결 같이 박경리문학공원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왔던 고 관장처럼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맡은 곳을 원주 최고, 아니 전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원주를 사랑한다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준 고 관장에게 우리 모두는 두고두고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원주시민과 박경리문학공원을 다녀간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열과 성을 다해 박경리선생님과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 주었던 고 관장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근무했는지 또 무슨 꿈을 꾸었는지 영원히 기억 할 것이다.

직원들을 위해 몇 년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밥을 짓던 사람, 때론 공원걱정에 홀로 밤새워 잠 못 들고 울던 사람,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꾸는 꿈은 기적이 된다고 한다.

문학의 성지 원주를 꿈꾸던 고 관장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원주는 사람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꼭 필요한 사람을 알아보는 지혜와 반드시 그 일을 해내는 일꾼을 가려내는 합리적인 제도가 그 어느 때보다 그립다. 소신을 건방짐으로 느끼기보다는 소신으로 읽어 줄 수 있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새해에는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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