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수단인 나룻배가 섬강이 얼면서 다니질 못해 점말마을 주민들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7가구 10여명 거주…"꽝꽝 얼면 그나마 다행"
"연간 3천500명 방문하는 농촌체험마을인데"

지정면 간현3리 점말마을 7가구 주민들이 얼어붙은 강 앞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점말마을은 앞은 강, 뒤는 산으로 고립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점말마을 앞에는 섬강이 흐르는데 교량이 없다. 나룻배를 이용하거나 수위가 낮을 경우 물에 빠진 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겨울 한파로 섬강이 얼어붙으면서 나룻배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얼음 위를 걸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아직 강이 완전히 얼어붙은 상황이 아니어서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마을 밖으로 일을 보러 갈 때는 장화를 신고 아직까지 얼음이 얼지 않은 여울을 헤쳐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

이러한 고충은 매년 계속되고 있다. 여름에도 문제가 많다. 폭우가 쏟아지면 금세 물이 불어나 나룻배는 무용지물이다. 장비를 사용해 강 수위를 낮춰 길을 내면 SUV 차량이나 트랙터 등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지만 비만 내리면 여지없이 쓸려 내려간다. 예기치 못한 폭우로 이도저도 못하는 야영객을 119 구조대가 구조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더불어 수려한 자연경관과 지역자원 덕분에 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곳으로, 올해만 3천5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각광받는 마을인데 이처럼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될 때는 당황을 금치 못한다.

무엇보다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점말마을엔 20대부터 80대까지 1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지체장애인과 통학해야 하는 대학생도 있다.

점말마을 대표 주경찬(62) 씨는 85세 노모와 강을 건너며 울분을 토해냈다. 노모는 장애4급으로 몸이 편치 못한 데다 얼마 전 눈길에 허리를 다친 터라 병원에 입원해야 할 상황이었다. 주 씨는 가슴까지 오는 어부용 복장을 노모에게 입히고 강을 건넜는데 차가운 수온과 미끄러운 강바닥 때문에 여러 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 때문에 교량 가설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강폭이 워낙 넓어 교량 가설에 수십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교량 및 다른 구조물을 설치하더라도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있어 제한이 뒤따른다. 주 씨는 "작은 섶다리만이라도 생긴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호소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교량을 가설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시 재정상 쉽게 결정하지 못할 사항"이라면서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곳이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소규모 시설이라도 설치가 가능한지 검토를 부탁했으나 자연재해 시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부정적인 답변을 받아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