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0일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4월 6일 AK플라자, 4월 26일 대상베스트코, 7월 12일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가 4곳이 원주에 입점했다.

원주물류협동사업조합과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 원주시상가번영회, 강원원주슈퍼마켓협동조합, 원주시중원상인연합회 등 지역 상공인단체들이 대형유통업체에 맞서 입점반대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각 단체들은 상생기금으로 인해 고소까지 가는 갈등관계를 드러내기도 했고, 그 상처는 지금까지 치유되지 않고 있다.

미국계 회사인 깁스코리아가 지난 5월 파산돼 130여명이 대량 해고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며 이에 앞서 문막 토다이수도 79명 근로자를 상대로 명예퇴직을 하도록 압박해 퇴직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말았다.

원주투데이는 올해의 지역경제를 표현하는 고사성어로 방휼지쟁(蚌鷸之爭)을 선정했다. 도요새가 입을 벌린 방합을 먹으려고 주둥이를 넣는 순간 방합이 껍질을 닫아 주둥이를 물어 다툰다는 뜻으로 서로 이기려고 양보하지 않고 싸우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대형유통업체 진출 잇따라
대형마트는 1곳당 배후인구 10만명이 있어야 적정 이윤을 유지할 수 있다. 인구 32만명의 원주는 1999년 이마트 원주점 개점 이후 대형유통업체가 진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진출하는 빌미가 됐다.

그런데 대형마트와의 사업조정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롯데마트가 입점하기 한 달 전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과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는 롯데마트와 상생협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원주시상가번영회와 강원원주슈퍼마켓협동조합 등은 밀실협약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작년 12월 30일 롯데마트가 오픈하자 원주시상가번영회를 비롯한 상인들과 도·시의원들은 대규모 항의집회를 벌였다. 그러나 롯데마트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리며 상반된 모습이 연출됐다.

이후 4월 6일 AK플라자가 오픈하자  원주시상가번영회 소속 상인들은 계란을 던지며 오픈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 사건 이후 물리력 행사가 아닌 중기청 사업조정을 통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AK플라자는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와 원주시상가번영회가, 홈플러스는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과 강원원주슈퍼마켓조합이 사업조정 대상이 돼 입점 반대 투쟁이 아닌 대형마트 입점 협상으로 이어진 것. 협상은 끝났지만 지역 상인들간 갈등은 내제된 상황이다.

▲ 4월 3일은 AK플라자가 프리오픈 하던 4월 3일. 이날 150여명의 지역상인들은 AK플라자 건물에 계란을 투척하며 입점철회를 요구했다.

의무휴업조례 결국 흐지부지…
원주시의회는 지난 3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월 2회로 정하고, 영업제한시간을 0시부터 8시까지로 하는 조례 개정안을 상정했다. 4월 22일부터 효력이 발생한 이 조례는 7월까지만 유효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원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례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

춘천지방법원 행정법원은 원주시 조례가 시장의 재량권을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원주시는 조례를 재개정하는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 국회에서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이 논의되고 있어 향후 다시 개정해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대형마트 입점 이후 지역상인들 매출은 최대 50%까지 급감했다. 의무휴업 조례는 지역상권을 보호하자는 취지였지만 상인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문을 닫는 등 안이하게 대처했다.  

첫 의무휴업일이었던 4월 22일 남부시장은 정기휴일이었고, 중앙시장과 단구시장 대부분 점포도 문을 닫았다. 반면 농협 하나로마트는 의무휴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의무휴업 전과 비교해 매출이 20~30%정도 신장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상생기금 다툼
대형마트 입점으로 롯데마트 7억5천만원, 홈플러스 10억원 등 총 17억5천만원의 상생기금이 지급됐다.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은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에 6억5천만원, 롯데마트 시설비로 5천만원, 강원원주슈퍼마켓협동조합 1억5천만원, 예비사회적기업(청정강원푸드 주식회사) 설립자금 7억원 및 중기청 사업조정 협상진행비, 지역상품 준비금, 세금 납부 2억원 등으로 상생기금을 모두 썼다고 밝혔다.

사회적기업은 강원도로부터 재지정을 받지 못해 설립자금 7억원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상생기금은 상인들간 나눠먹기 식으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상인들간 다툼은 치열했다. 밀실협약, 상생기금 착복 등의 주장이 오갔으며,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와 강원원주슈퍼마켓협동조합은 원주물류사업협동조합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다른 상인들도 강원도로부터 인가를 받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업조정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중기청에서 거부해 무산됐다.

한편 AK플라자 사업조정을 진행했던 원주시전통시장연합회는 협상 후 1억5천만원의 상생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상베스트코는 강원원주도소매유통사업협동조합에 3억원을 지급했다.
　
부동산  값만 오르고 거래는 없어
부동산 시장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구분된다. 상반기에는 세영리첼과 혁신도시 B-3블록, 한라비발디 2차아파트, 부영임대주택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을 시작한 세영리첼 1차는 아파트 구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간 85%의 분양률을 기록했으며 혁신도시 B-3블록은 1.18:1을 기록하고 청약률은 77%였다.

한라비발디 2차아파트는 8.93:1의 청약률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거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전철, 중앙선복선전철 개통, 제2영동고속도로 착공 등의 호재로 외지투자자들이 급증했다"며 "올림픽 개최 영향으로 대규모 SOC사업들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믿어 원주에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포털 닥터아파트가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 1~5월 서울 사람이 구입한 아파트는 1만801건이며 이중 원주에 1천400세대를 구입했는데 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은 상반기처럼 활기를 띄지 않았다.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는 중단되는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으며 전셋가도 동반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원주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이 70%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게다가 아파트 소유자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고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로 바뀌고, 월세보증금도 상향되는 추세라 서민들의 내집 구하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 우미건설은 8월 31일 무실2지구 5블록에 대한 견본주택을 공개했다.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현상과는 달리 이날 1만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뤘다.

　
재건축·재개발 사전작업 박차
재개발 재건축 시장은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세영2차아파트는 원주시에 재건축정비구역 신청을 수차례 시도했고, 원동 나래는 아파트 세대수 변경을 준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박골 재건축 조합도 올해 초 강원도에 정비구역 신청을 했다.

지난 10월 단계아파트는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에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재건축이나 재개발사업은 공급과잉에 따른 무한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신규로 분양된 아파트들이 2013년 경 입주가 시작되고, 내년도에도 분양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파산한 깁스코리아 해고직원들은 회사가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대자보에 표현했다.

깁스코리아·토다이수 부당해고 논란
미국계 자동차 부품제조회사인 깁스코리아는 지난 4월 직원 135명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통보를 했다. 경영난을 이유로 전 직원을 내보냈으며 회사도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로부터 파산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해고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깁스코리아는 순 매출액만을 놓고 보면 흑자 구조였고, 만도라는 안정적인 공급처도 있었지만 모기업인 깁스가 중국 진출을 시도하면서 자금을 역외로 유출해 문막 공장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근로자들은 만도에 회사 인수를 요청했고 제3자 인수도 모색하고 있다.

원주시도 만도 경영진을 만나 인수를 부탁했지만 만도는 이를 거부했고 이후 어떤 협상이나 면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깁스사태는 협력업체와 근로자 가족까지 합하면 시민 1천여명 생계가 달린 사건으로 시민사회단체까지 힘을 보태고 있지만 제3자 인수는 아직 진척된 것이 없다.

한편 토다이수 경영진도 경영난을 이유로 전직원에게 명예퇴직서와 각서, 사직서를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측이 강압적으로 명예퇴직을 종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퇴직근로자 79명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 측에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으나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는 명예퇴직 절차가 회사의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며 부당해고라고 판결했다.
　

▲ 원주시번영회는 수도권인접지역 분류로 인해 원주기업도시가 폐허로 전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인접지역 해제요구
원주기업도시에 유치된 기업은 누가의료기, 원주시 의료기기멀티콤플렉스센터, 한국중부발전, 은광ENG, 진양제약 등 5곳에 불과하다. 문막반계산업단지도 3.3㎡당 분양가가 100만원대에 육박하면서 기업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원주기업도시는 올해 말까지 40% 부지조성공사를 완료하고 토지분양에 힘쓸 계획이고, 반계산업단지도 분양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가 원주를 수도권인접지역으로 편입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원주시번영회를 비롯한 각계 기관단체들이 수도권 인접지역 해제를 요구했고 이강후 국회의원은 원주기업도시만이라도 춘천과 같은 특수상황지역 지정을 주장했지만 현재까지는 정부로부터 답이 없는 상태다.

▲ 원주의료고는 11월 취업100%달성 선포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근무복 착복식 모습.

　
특성화고 유망기업 취업성공 화제
원주의료고등학교는 지난달 5일 호텔인터불고원주에서 100% 취업성공 선포식을 거행했다. 3학년 144명 전원이 삼성전자나 한국수력원자력 또는 유망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에 취업한 것. 원주공고 3학년 학생들도 한국전력,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농협, 국민연금공단 등에 취업하는 등 졸업생 90%가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 학교는 취업성공을 위해 산업체 전문강사 채용이나 비즈쿨 학교 등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추진했으며, 실용 기술인력을 중요시하는 기업체 고용풍토도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에 한 몫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