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동 시 수십억 예산 투입·행정인력 증원 불가피
국회, 분동기준 10만명 이상으로 상향조정 논의

원주시의회는 지난 10월 국무총리실에 발송한 '원주시 주요현안 조속해결 촉구 건의안'과 최근 정례회 시정질문을 통해 단구동 분동을 촉구했다. 분동이 필요한 이유로 주민센터와 주민복지시설 부족에 따른 주민 불편을 꼽았다. 단구동 행정구역 면적은 3.9㎢로 분동기준인 3㎢를 초과하며, 인구 수도 분동기준인 5만명의 97%인 4만8천400여명에 달해 분동기준을 거의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분동에 따른 행정력과 예산 투입을 감안하면 실익이 없다는 게 원주시 판단이다. 분동에 따른 청사 신축에 수십억원이 들고, 공무원 인력을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청라동을 청라1·2동으로 분동한 인천시 서구의 경우에도 분동에 따른 사무용품을 갖추는 데만 2억원 넘게 들었다.

또한 단구동 인구는 작년 4월 4만8천명을 돌파한 이후 정체된 상태이다. 주택을 지을 만한 땅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구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정보통신 발달로 왠만한 민원서류는 집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점도 분동 무용론으로 제기된다.

게다가 25개 읍면동 중 인구는 가장 많지만 단구동 주민센터의 민원처리 실적은 오히려 단계동·무실동 주민센터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동 별로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민원처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간 직원 1인당 단계동 주민센터는 5천472건, 무실동 주민센터는 4천796건을 처리한 반면 단구동 주민센터는 4천383건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주시 관계자는 "단계동은 원주세무서와 인접하고, 무실동은 시청과 가까워 민원서류 발급건수가 오히려 단구동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원주시는 단구동보다 향후 반곡관설동 분동을 고려하고 있다. 11월 말 현재 반곡관설동 인구는 2만500여명으로, 단구동, 무실동, 태장2동, 단계동에 이어 인구 수로 5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혁신도시 조성에 따라 수년 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

그러나 분동기준을 5만명 이상에서 10만명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여서 반곡관설동 분동도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동 인구가 5만명이 넘는 곳은 전국적으로 29개 지역이 있으며, 가장 많은 곳은 경남 김해시 내외동으로 8만7천500여명이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