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지와 소비자 쌀값 상승을 억제하기로 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RPC(미곡처리장)의 수확기 벼 매입가격과 쌀 판매가격 인상수준을 평가해 내년도 정부의 벼 매입자금 지원기준에 반영하기로 한 것.

최근 RPC 경영평가 및 운영제도 개선안을 마련했으며, 도내 RPC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개선안은 현행 수익성·규모화·공익성 지수에서 규모화 지수를 없애고 대신 공익성 지수에 수확기 벼 매입가격 증가율과 쌀 가격증가율 항목을 신설했다.

벼를 고가에 살수록, 소비자 판매값을 높게 책정할수록 낮게 평가되는데 경영평가 점수 중 이들 항목에 45~50점을 배정했다. 정부는 특히 벼 매입가격과 쌀 판매가격을 지난해 보다 5% 이상 올린 곳은 정부 벼 매입자금 지원기간을 현재 1년에서 10개월까지 단축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RPC를 통한 정부의 가격조절이 농민과 RPC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문막 3천300㎡에서 벼농사를 짓는 A 씨는 올해 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영농자재비 등을 제하면 2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 A 씨는 "1마지기(500㎡) 농사를 지으면 최대 48만원의 수익이 나는데 원주에서 10마지기 이하를 짓는 소농이 50%인 현실에서 쌀 값을 강제로 조절하면 우린 뭘 먹고 사냐"고 지적했다.

RPC들도 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 원주 RPC들은 정부지원금으로 매년 20억원에서 38억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이율은 1%의 저리이다. 하지만 정부 방침에 어긋날 경우 경영등급이 하향될 수 있는 것. 1등급 내려갈 때마다 18억원에서 6억원 정도 지원금이 삭감되고, 이율도 0.5%씩 오른다. RPC 관계자는 "물가상승을 염려하는 정부 고민도 이해가 가지만 조합원들 고충도 외면하기 힘들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