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뇨수집·운반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내몰리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줄도산 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는 원주시가 시행한 하수관거 민간투자사업(BTL) 때문이다. 이 사업에 따라 약 8천세대의 정화조가 폐쇄됐다.

가정과 사무실 등에서 배출되는 오수가 하수관을 따라 곧장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정화조가 필요없게 된 것.

정화조가 묻힌 약 2만5천가구 중 30%가 폐쇄됐으며, 원주시가 재정사업으로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원주에 있는 10개 분뇨수집·운반업체는 사향길을 걷고 있다.

분뇨수집·운반업체 관계자는 "동지역에서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시행되면서 농촌지역만 정화조가 남다보니 기름값 등 처리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수수료는 10년 넘게 동결된 상태"라며 "정화조 처리업체 줄도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전국 분뇨수집·운반업체 모임인 (사)대한녹색정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원주 시민위생공사 이정기 대표는 3년 전부터 국회, 환경부 등을 방문하며 대책 마련에 몰두해 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올해 하수도법을 개정, 분뇨수집·운반업체가 경영악화 등으로 폐업하는 경우 자치단체가 대체사업 주선 또는 폐업지원금을 지급·융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침으로 자치단체에서 연간 1회 이상 하수관로 청소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연간 1회 이상 하수관로 청소를 하도록 명시한 하수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분뇨수집·운반업체들이 하수관로 청소로 업종을 변경해 사업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위원들과도 몇차례 면담을 통해 설득한 결과 의원 발의로 관련 조례가 발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 관계자는 "개정된 하수도법에 따른 조례 제정은 원주시가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분뇨수집·운반업체들이 생계를 위협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