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경이면 학교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학생들이 눈이 나쁘다면서 안과를 찾는다. 이들 중 정말 눈이 나쁜 경우가 있어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눈이 나쁘지 않는데 시력이 잘못 측정되거나, 일시적인 근시가 있거나, 가성근시로 인해 시력이 나쁜 것처럼 측정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사람의 눈에는 자동카메라의 오토포커스 기능보다 훨씬 우수한 자동 초점조절장치가 있다.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가까운 거리를 보려면 눈 깜짝할 새 수정치 두께가 가까운 거리를 볼 수 있도록 두꺼워진다.

그런데 성장기 학생들이 오랜 시간 독서에만 집중을 할 경우 두꺼워진 수정체 상태를 오래 지속시키려는 모양체 근육의 경련이 일어나(오래 벌을 서면 마치 팔이 저리듯이) 먼 곳을 봐도 근육이 풀리지 않고, 그에 따른 눈의 피로와 두통이 발생한다. 그래서 근시 상태로 판명이 나는데 이것이 바로 가성근시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모양체 근육을 풀어주고 정확히 눈에 맞는 안경을 써야지 그냥 안경을 쓰면 근육이 풀어지려 하지 않아 눈의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다.

조절마비 굴절검사(안과에서 조절마비제라는 안약을 점안 후 시행하는 정밀 시력검사)를 통해 진성근시인지 가성근지인지 쉽게 알 수 있으며 처음 안경을 쓰는 소아에겐 필수적인 검사다.

만약 조절마비 굴절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처음 안경 쓰는 아이들에게 단순 굴절검사만 시행 후 안경처방을 한다면 얼마나 두려운 일이 아닌가 싶다. 잘못하면 가성근시를 진짜 근시를 만드는 경우와 아이들의 안경 돗수를 너무 세게 착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

그 밖에 특별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이나 심한 결막염, 공막염, 포도막염 때도 근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과적 질병이 생겼을 때에는 빠른 치료로 일시적 근시가 진짜 근시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하며, 신경질환, 갑상선질환, 황달, 당뇨, 심한 설사 후에도 근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외상에 의해서도 근시가 발생하는데 이때 눈 뿐만아니라 눈 이외부위의 외상에서도 근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늦은 나이에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