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업면에 있는 바우식당(최순옥·56)은 19년 된 토박이 음식점이다. 평창이 고향인 최 대표는 20살 되던 해 중매를 통해 남편과 결혼해 원주에 정착하게 됐다. 꽃다운 나이에 시집온 최 대표는 남편을 보며 듬직하고 씩씩함을 느꼈다.

37살 되던 해 '바우식당'이라는 음식점을 열었다. 바우식당이라는 이름은 남편의 별명이다. 10년 전 고인이 된 남편 별명이 '바우'였다. 오래 살라는 뜻에서 '바위'를 호칭한 '바우'라고 시어머니가 이름을 지어준 것.

'바우'는 남편을 의미한다. 남편과의 기억이 고스란히 배인 바우식당에서 최 대표는 요리를 한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흥업면에서 살았기에 단골손님은 흥업면 주민들과 대학생들이다. 바우식당은 아늑한 '집' 같다. 주방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와 이웃이다. 이들은 지난 19년을 동고동락했다. 주인과 종업원 구별이 없고, 손님과 주인 구분이 없다.

바우식당 청국장찌개는 모두가 인정하는 명품 음식이다. 집에서 손수 장을 만들고 밑반찬은 인근 농가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한다. 1인분에 7천원인 영양돌솥밥은 찹쌀, 대추, 콩, 팥 등 무공해 농산물로 만든 건강보양식이다.

바우식당 음식은 화려하거나 오색찬란하지 않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전통 시골 밥상이다. 유년시절 구들장에 앉아 청국장찌개에 돌솥밥을 먹던 맛이다. 돌솥 밥에 보리차를 넣어 누룽지를 해 먹으면 금상첨화이다.

음식점 입구에는 고구마 박스가 쌓여 있다. 인근 농가들이 음식점을 찾는 고객에게 고구마를 팔 수 있도록 최 대표가 생각한 것이다. 이웃과 더불어 살기에 최 대표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바우식당 쌀 브랜드는 '햇볕에 말린 쌀'이다. 현지 쌀을 사용하기에 직접 붙인 브랜드인 셈이다. 쌀을 햇볕에 말렸기 때문이다. 천연의 순박함이 묻어나는 바우식당에 가면 마치 '집'에 온 것 기분이다. 밑반찬은 장아찌, 미나리, 취나물 등 계절나물 14가지 정도가 나온다. 마치 한정식 같다.

최 대표는 흥업면에서 식당 위치를 여러 군데 옮겨 다녔는데, 음식점 이름은 늘 '바우식당'이었다. 바우식당은 남편의 기억과 자녀들의 소중한 추억이 머물러 있는 장소이기 때문. 시집간 딸은 쌍둥이를 낳았다.

요즘 최 대표는 손녀 등·하교 시키느라 허리가 휜단다. 소소한 행복이다. 일하는 사람과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밥이 무한리필 된다. ▷문의: 763~5838(바우식당)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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