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시민들 원성이 고조되고 있다. 공기업 본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원주시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원주시, 국방부와 함께 3자 협약을 맺고 1군지사 이전사업을 추진하다 일방적으로 협약을 파기하며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고, 태장동 소일택지 개발사업도 사업성을 이유로 축소했을 뿐만 아니라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한 무실2지구 택지도 2년째 말썽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무실2지구 내 공공시설물을 원주시로 인수인계 하는 과정에서 원주시가 인수를 거부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원주시는 도로, 가로등, 교통시설, 상·하수도, 저류지 등은 인수받았으나 체육시설과 공원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 시설이 조악하게 조성됐다는 이유에서다.

인조잔디를 깐 축구장의 경우 조명시설이 논란을 빚고 있다. 원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원주시축구협·연합회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조명시설 조도를 측정한 결과 50∼60룩스에 불과했던 것. 원주시 관계자는 "산업안전기준에 의하면 생활체육시설 조도는 200룩스 이상 돼야 하는데 터무니 없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마사토를 바닥에 깐 농구장과 배드민턴장에 대해서도 원주시는 케미컬코트로 조성할 것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요청했다.

공원시설 중 산책로도 마사토를 붓고 마사토 포장을 했다는 게 한국토지주택공사 주장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요즘 도심 산책로를 마사토로 포장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면서 "투수콘포장을 하거나 투수블럭을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음 및 대기오염 방지가 목적인 완충녹지는 언덕 형태로 설치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평지에 나무를 심은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 놀이시설의 경우에도 값싼 재료를 선택, 조악하기 그지없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지적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인수받을 경우 시비 수십억원을 투자해 정비해야 한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정비 후 원주시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는 작년 초부터 이같은 요구를 했으나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배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무실2지구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불편사항 민원이 원주시로 향할 것이란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 원주시 관계자는 "무실3지구 인수도 계속 미루다 지난해 어쩔 수 없이 받았다"면서 "혁신도시 내 공원 조성에 대해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원주시 요구를 계속해서 묵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 강원지역본부 관계자는 "원주시 요구와 우리 측 판단에 차이가 있으며, 사업이 준공된 이후 문제가 불거져 어려움이 있다"면서 "원주시와 조율해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