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와 컨택터스를 비롯한 산업현장의 용역폭력 사태 등과 관련한 청문회를 9월 중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회적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던 용역폭력 문제가 드디어 국회로 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국회청문회를 보았을 때 과연 폭력의 진실이 밝혀질지는 의문이다. 폭력의 진실은 의외로 간단하다.

쌍용자동차, 상신브레이크, 발레오만도, 유성기업, SJM, 만도 등 이미 용역폭력에 의한 노사관계의 변화가 일어난 사업장들이다.

이 사업장의 공통점은 잘나가던 민주노조였다는 사실이다. 결국 용역폭력의 목적은 민주노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고, 그동안 노동현장에 노동의 권리를 확장해 온 세력이 민주노조라고 했을때 이에 가장 큰 반감을 갖고 있는 세력이 어디일지는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 공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용역을 투입하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들어 기존의 민주노조를 무력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듭 되풀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용역폭력은 공권력의 비호 또는 방조 아래 공공연하게 자행되었다. 결국 용역폭력의 배후에는 자본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가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다만 국가로서는 매우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용역폭력의 문제에서 국가폭력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작금의 현실은 국가폭력과 용역폭력이 뒤엉킨 채 행사되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 버젓이 경찰흉내를 내며 폭력을 휘두르는 용역들을 묵인하는 경찰의 태도는 그 일례일 것이다. 2009년 우리는 두 개의 사건에서 국가폭력의 잔혹성을 보았다.

2009년 1월 20일은 용산의 한 철거 건물에서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던 철거민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내려온 날이다. 용역깡패들은 연일 물대포를 쏘아댔고, 경찰특공대는 컨테이너를 올려 망루를 공격했다. 누가 용역이고 누가 경찰인지도 모른 채 철거민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8월 4일, 평택 쌍용자동차에서 "함께 살자" 외치며 농성중이던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진압작전이 시작됐다. 헬기를 동원해 최루액을 살포하였고, 다시 컨테이너를 통해 경찰특공대의 폭력진압이 시작되었다.

용역깡패와 회사구사대들은 경찰과 함께 정문을 봉쇄하고 있었다. 그 사건 이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회사는 중국자본인 상하이자동차에서 인도자본인 마힌드라로 넘어갔다.

그날 용산과 평택에서 가해진 폭력은 정당한 폭력이었나? 사람이 있다, 함께 살자 외치는 그들의 구호는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만큼의 불순한 구호였는가? 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국가폭력과 국가에 의해 용인된 용역폭력에 의해 생존의 현장에서 쫓겨나는 국민들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비이성의 폭력에 침묵하는 사회는 정의로운가? 끝없이 꼬리를 무는 의문들이다.

특정 계급을 위한 폭력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폭력에 의해 사회적 약자들의 삶이 파괴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 어떤 폭력에 의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