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시작(중1) 4년만에 쾌거
탁구감독 아버지 밑에서 배워

2012 런던패럴림픽 탁구(TT-11) 종목에 출전한 원주출신 손병준 선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탁구를 시작한 지 4년만에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입증 받았다는 점에서 더 값진 결실이다. 손 선수는 예선전에서 3-1로 승리했던 헝가리 피터 팔로스 선수와 결승전에서 맞붙었지만 아쉽게도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패럴림픽 첫 출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손 선수에 대한 기대는 현재진행형이다.

"말도 못하게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고…" 지난 4일 소감을 묻는 전화 질문에 손 선수 어머니 우미정 씨는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몸이 아파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지 못한 우 씨는 감정이 북받치는지 "엄마 노릇을 잘 못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손 선수는 지적장애인이다. 아버지 손은수 씨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상징후가 발견됐고 2년 뒤 병원에서 비장애인에 비해 지적, 인지적 능력에 제한이 있는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학교에서 탁구 감독을 맡고 있던 손은수 씨는 손 선수가 학업을 계속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운동을 시키기로 마음 먹고 아들에게 직접 탁구를 가르치기 위해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운동하도록 했다. "병준이가 탁구를 하자 선·후배와 학부모들이 은근히 싫어하는 티를 내더군요. 내가 감독으로 있으니까 직접 말은 못했지만…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손은수 씨는 마음고생을 했던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손 선수가 본격적으로 탁구를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훈련을 받으면서 동급생과 연습경기는 무리여서 초등학생과 연습을 시켰다. 다행히도 손 선수는 잘 적응해줬고 지금은 Class 11종목에서 세계랭킹 5위에 올라섰다. 아버지이자 스승인 손은수 씨는 "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이해력은 떨어지지만 한가지에 깊이 몰두하는 성격이고 세상에서 탁구를 제일 좋아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민성 기자
 

본보는 지난 8월 27일자 5면에 손병준 선수의 패럴림픽 출전 기사를 보도하면서 취재실수로 세계랭킹 5위를 1위로 보도했습니다. 이에 랭킹 5위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