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복지예산 증가에 따른 건설예산 축소로 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지방통계청은 '2012년 6월 지역경제·사회동향 보고서'에서 "강원지역은 건축부문에서 관공서, 사무실 및 점포 등에서 건설수주액이 감소했으며 토목부문에서 발전 및 송전, 조경공사 등에서 감소해 전년 동월대비 -3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강원도나 도내 각 지자체의 건설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건설업체 타격이 심각해졌다는 것. 실제로 강원도 2008년 총 수주액은 2조3천154억원에 이르지만 2011년 수주액은 1조8천321억원에 그쳐 21% 감소했다.

태장동 A건설업체 대표는 "건설경기는 물론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고사위기에 몰려있는 실정"이라며 "단체장들이 표를 의식해 복지예산은 과감히 늘리고 있지만 그에 따른 효과는 미비하고 건설업계는 공공발주 축소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기준으로 원주시 복지예산은 2008년 1천58억원, 2010년 1천428억원, 올해 1천670억원으로 5년 전 보다 58% 증가했지만 건설예산은 2008년 1천817억원, 2010년 793억원, 올해 1천7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는 강원도나 원주시가 공공발주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정동기 강원도건설협회장은 "원주시 건설업체는 약 500개로 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는 2천명이 넘고 일용직과 부양가족을 합하면 수만 명이라며 연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일반건설업체가 30%를 넘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복지예산을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건설업에 투자를 늘려 고용안정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복지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반건설업체보다 전문건설업체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자체 발주물량 감소에 따른 경영난과 더불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

김천지 대한전문건설협회 원주시협의회장은 "건설업계는 이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회사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며 "일반건설업체들은 자신들이 부리는 전문건설업체만 활용하고 대량 수주를 받는 건설업체들은 전문적인 기술력으로 낮은 입찰금액을 써내 지역 전문건설업체가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읍면동에서 실시하는 주민숙원사업 또한 3~4개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며 "사업을 따도 마진이 없어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공부문 발주량은 60% 정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