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시농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달 13일 열린 '원주시 도시농업포럼 창립기념식'이 단초가 됐다.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일부 농업인들은 공개적으로 원주시 도시농업 정책에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농업인단체 대표들은 지난달 22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도시농업 정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내년도 예산에 도시농업관련 예산을 책정하면 대규모 집회 개최 등 구체적인 행동방침도 공개했다. 농업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원주시는 도시농업 확산을 자제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농업인들이 이처럼 도시농업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도시민들이 농산물을 직접 생산해 소비하면 그만큼 농업인 소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도시농업에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면 그만큼 농업인들을 위한 예산과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농촌이 어려운데 원주시가 '엉뚱한 정책'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인들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일리가 있는 판단이고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냉철하게 보면 이같은 논리로 도시농업 정책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다소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원주시의 도시농업은 농업이라기 보다 농업체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현재 여건으로 볼 때 도시농업을 통해 생산한 농산물이 전체 농업인들의 소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농민들이 도시농업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농업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원주시에 있다. 도시농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6억7천만원을 들여 도시농업 모델학습원과 체험교육장을 조성했으며, 아파트 베란다 텃밭상자를 보급하는 등 도시농업 확산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업인들이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그러나 도시농업을 중단하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많은 지자체들도 도시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도시농업은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한 도시 및 공동체 문화 회복, 자연친화적 도시환경 조성 등 농업 이외의 효과에 더 큰 목적이 있다.

또한 도시농업 지원 법률에 따르면 도시민의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도록 하자는 데 벌률 제정의 목적이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도시농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농업인들이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 있는 정책개발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인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주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