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국세청을 상대로 부가가치세 15억5천300여만원을 환급받아 화제다. 환급 과정에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원주시가 부가가치세를 과다하게 납부했다가 돌려받은 것이어서 행정처리가 미숙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전국 대다수 지방자치단체가 원주시처럼 과다하게 납부했으며, 현재까지 환급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밝혔다. 도내 18개 시·군 중에서 환급받은 지자체는 원주시와 춘천시 뿐이다.

2007년 1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이 개정된 게 발단이었다. 개정된 시행령은 지자체가 부동산 임대업, 운동시설 운영업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원주시는 공영주차장 사용료, 국민체육센터 수영장·헬스장 사용료, 한지테마파크 카페테리아 임대료, 젊음의광장 매점 임대료 등 과세 대상이 50건 가량 됐다.

그런데 개정 시행령에 단서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시설 신축, 증·개축, 공공요금, 유지보수비 등 투자비용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뺀 나머지를 신고하라는 단서 조항을 대다수 지자체들이 간과했던 것.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사용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예로 들면 국민체육센터 신축비, 유지보수비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납부하라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단서 조항을 모르고 관례에 따라 매출액 기준으로 성실하게 납부했기 때문에 과다 납부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작년 10월 과다 납부한 사실을 파악한 뒤 과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회계과에 근무하는 황인정 씨가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황 씨는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고, 원주시도 환급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모든 과세 대상을 전수 조사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그 사이에 업무 담당자가 바뀐 경우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당시 서류를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준공된 국민체육센터의 경우 문서 보존기한인 5년이 경과해 폐기처리한 것을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문서를 용광로에서 폐기하기 직전 간신히 연락이 닿아 확보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국세기본법 상 환급 소멸시효가 3년인 점도 걸림돌이었다. 국세청은 2009년 이후 과세에 대해서만 환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원주시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제기했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국세청에 시정을 권고하며 전액 돌려받을 수 있었다.

원주시 관계자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도 개정 시행령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세청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각각 리어카 1대 분량 종이문서를 제출할 정도로 고생했지만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