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주에는 대형마트의 연이은 입점으로 인하여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들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간 우리는 FTA협상과정을 보도매체를 통하여 지켜보았다.

농민들과 축산업자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외치며 시위하고 농성하는 장면이 매스컴을 메워왔다. 분노한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국회를 향하여 상경하는 과격한 행동들을 지켜보며 분노한 농심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그 것밖에 없음을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대기업의 재래상권 점령은 이미 종료단계이다. 대기업이 재래상권에 진출할 수 있는 근거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률에 의하면 '사업조정제도'라는 장치를 통하여 대기업이 재래상권 진출 시 대·중소기업간 상호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의 재래상권과 상생방안을 찾으라고 한다.

그 골자는 대기업의 진출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자단체나 피해예상 개별업체가 1/3이상 연대하여 사업조정신청을 중소기업청에 하면 중소기업청은 협의를 유도하여 자율조정토록하고 자율조정이 성립되면 대기업은 얼마의 상생합의금을 지급하고 합법적으로 재래상권에 진출할 수 있다.

자율조정이 결렬되면 중소기업청에서 조정권고와 이행명령을 내려서 불이행시 1년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되지만 결국 대기업 대형마트의 진출은 상생합의든 벌금납부든 선택은 대기업에서 결정하고 소상공인은 대기업의 재래상권 진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의 정치행정학자 막스웨버는 행정의 개념을 '한정된 자원의 권위적 배분행위이다'라고 설파하였다. 그가 바라본 행정은 정치와 구분되지 않는다. 대기업의 재래상권 접수는 법을 이용하여 권위적으로 한순간에 달성 된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은 대기업마트를 찾아 즐거운 쇼핑을 한다. 만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쇼핑선택권을 이야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이야기한다. 재래상권 종사자들이 누리던 한정된 자원은 권위적 분배를 위하여 빼앗기고 그 한정된 자원의 혜택은 대기업이 누리게 된다.

자원을 빼앗긴 재래상권 종사자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 질 것이고, 재래상권에서 순환하던 재원은 대기업이 거두어 들여서 대기업 본사로 송금될 것이며 그 만큼 지방재원은 외부로 유출 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지방정부는 대기업에 의한 현대판 식민지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결론이 기우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기업의 진출은 기정사실이며 국가 정책적으로도 외국기업에 대항하여 국내자본이 재래상권을 선점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역소상공인들도 빼앗긴 상권을 붙들고 있다고 떠나간 님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재래상권이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기에 하루아침에 정리되어서는 아니 되겠다. 상권이동의 연착륙을 위한 준비가 절실하다.

대기업은 상생합의를 논하기에 앞서서 기업의 존재 이유를 통하여 지역의 구성원으로의 역할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재래상권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고객의 사랑을 받기위한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명인을 통한 셀렙마케팅이나 상권 활성화를 위한 거리공연, 전시관이나 소극장유치 등을 통한 새로운 거리문화창조, 시대에 맞는 상인교육, 미관개선공사 등의 사업이 계획되고 추진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참여이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 재래상권 활성화에 힘을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