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강릉에 신설하는 빙상경기장 4개 중 2개를 원주에 분산 배치하면 2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용역결과가 제시돼 주목된다. 경제적 효과를 들어 경기장 재배치를 요구해 온 원주시의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장 재배치 타당성 비교 분석 용역' 최종 보고회에서 원주시의 의뢰를 받아 용역을 수행한 중앙대 스포츠정보·테크놀로지연구소는 "강릉에 신설하는 4개 경기장 중 아이스하키 경기장 2개를 분산 재배치할 경우 2천억원 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 스포츠정보·테크놀로지연구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장 건설비와 30년간 운영 예측비 등 총비용에 대관료와 임대료 등 향후 30년간 수익을 추정해 계산한 비용대 편익비율(BC) 분석 결과 빙상경기장을 당초 계획대로 강릉에 모두 건설할 경우 0.1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원주로 분산배치할 경우 BC는 0.364로 분석돼 역시 경제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강릉에 모두 건립하는 원안과 비교해 크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순현재가치(NPV: 투자로부터 얻어지는 현금유입의 현재가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강릉에 건립하는 원안은 -5천275억원, 원주로 분산배치하는 안은 -3천254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2천억원 가량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남녀 아이스하키경기장을 원주에 분산 배치했을 경우를 가정하고 별도로 분석한 원주시 경제적 효과는 BC 2.911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고 향후 30년간 7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용역결과를 발표한 스포츠정보·테크놀로지연구소 이제욱 연구원은 "올림픽이 끝난 뒤 경기장을 해체해 원주로 이전하겠다는 조직위의 원안대로 할 경우 이전비와 해체비용 등이 추가되는데다 원주에 신설하면 K-POP 공연장과 수영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2천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효과가 있고 향후 30년간 7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동·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많은 도시들에서도 환경보호와 비용절감, 대회 후 활용방안 등을 이유로 경기장 시설변경 및 재배치가 빈번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돼 'IOC 불가론'을 내세워 시민들의 염원을 외면해 온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의 실행의지에 의문을 갖게 했다. 

그 동안 단순계산을 통해 예산감축 효과를 설명하고, 재배치의 당위성을 주장해 온 원주시는 앞으로 용역결과를 토대로 전문가들이 분석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유치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원창묵 시장은 "분석결과에 포함되지 않은 숙박시설 투자비용과 철거비용 등을 감안하면 3천억원이 넘는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제시된 의견을 보완한 최종 용역보고서가 제출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에 아이스하키 경기장 재배치를 적극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보고회 참석자들은 아이스하키 경기장 유치를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역 정치권을 성토하고 지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스포츠는 정치가 아니다"고 언급한 조덕희 아이스하키 경기장 원주유치 범시민대책위원장은 "지역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정치권이 분열되고 단합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원주발전을 위해 모두가 마음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