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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법도 행정도 풀지 못한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보도 이후 80일
2012년 08월 27일 (월) 박성준 기자 synergyteam@naver.com

SBS 'Y' 보도직후 함께 있던 장애인 4명 분리조치
장 씨를 사체유기 등으로 고발…경찰 "수사진행 예정"
장 씨가 법률적 친부로 되어 있어 사태해결에 어려움

사 건 개 요

지난 6월 8일 'SBS 궁금한 이야기 Y' TV 프로그램에서 원주시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연이 방송됐다.
보도에 따르면, 귀래면에 '하나님의 복지법인 사랑의집'이라는 장애인 시설(현행법상 가정집)이 있는데, 이곳을 운영하는 이는 장아무개 목사다. 정식 목사도 아니고 장애인을  '목'숨 바쳐 '사'랑해서 스스로 목사라고 칭한다고 한다. '사랑의 집'에는 4명의 지적장애인이 장 씨 부부와 함께 살고 있었다. 4명은 장 씨 '친자'로 등록돼 있다.

SBS 취재 도중 애초 21명의 장애인이 장 씨 친자로 등록된 사실이 밝혀졌고, 그 중 2명이 10년, 12년 전에 사망해 충주와 원주의 병원 냉동고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보관된 시신은 아무도 찾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SBS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장 씨의 자녀인 한 명은 사망직전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로 장이 막혀 있었고, 다른 한명은 욕창으로 사망했다고 한다.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수 십년간 시신을 찾아가지 않은 장씨는 '의료과실'이라고 주장하며 병원 측과 소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소송은 장씨의 패소로 확정됐고, 장 씨는 담당 법관들마저 모조리 직무유기로 고소했다. SBS 취재진의 접근으로 장씨와 거주하고 있던 장애인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삭발을 한 채로 허름한 츄리닝 차림에 매우 위축된 모습을 하고 있었고 건강상태도 극히 불량해 보였다.

더구나 그들 중 한 명의 양 팔과 손가락에는 '지체장애 1급 장OO'라는 글씨와 함께 전화번호와 '장애인'이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어 학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하지만 장 씨는 SBS 취재진이 자신에게 취재 전 3억을 요구하며 협박했다며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장 씨의 과거

원주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장 씨는 30년 전 서울 강서구에서 스스로를 목사라고 칭하며 장애아동을 모았다.

이후 장 씨 선행과 미담은 연이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후원자들 기부도 줄을 이었다고 한다. 장 씨가 모 사건을 계기로 명예훼손으로 구속됨에 따라 21명의 장애 아동은 뿔뿔이 흩어졌다.

장씨에 따르면 출감 후 6명의 장애 아동을 찾았고 이들과 함께 지리산으로 들어가 약초와 뱀 등을 잡아 장터에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거처를 옮겨 충주에서 살다가 10년 전 원주로 왔다.
 
장애인 4명 분리조치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보고 장 씨에게 자녀를 맡겼다가 장 씨가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생이별을 겪게 된 어머니 3인이 등장했고,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고 갇혀있는 상태를 확인하고자 장애인들의 가족과 함께 시민단체가 장 씨 집으로 들어갔다. 장 씨가 시민단체와 가족들과 공방을 벌이는 동안 원주 성폭력 상담소 측의 가정폭력 확인에 따라 경찰이 장애인을 분리조치 시켰다.

이후 장 씨는 장애인 단체 등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주거침입죄로 고소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장씨와 함께 밖으로 나온 것은 경찰서에서 진실공방을 벌이자는 시민단체 측의 제안을 장 씨가 받아들인 것이다"며 "장 씨가 스스로 4명을 데리고 나온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씨는 "장애인 4명에 대한 분리조치는 자녀에 대한 납치에 해당한다"며 "행복한 가정을 파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한 원주 사랑의집 사건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지난 6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7월 2일 원주기독병원에서 3회에 걸쳐 장애인 4명에 대한 병원진료를 실시했다.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치과, 방사선과 등 다방면의 치료가 진행됐다.

같은 날 장 씨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가정폭력상담소 등을 유괴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민관대책위원회는 장 씨가 장애인 4명에 대한 행방을 찾을까봐 장애인 4명의 안전을 위해 타 지역에서 보호 중이다.
 
   
▲ 사건 발생 직후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사랑의 집. 철조망 사이로 멀리 건물이 보인다.

대책위, 민관공동대책반 구성 제안

치료 후 여성장애인 1명이 직장암 3기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병원에서는 수술이 필요하고 이후 지속적인 치료를 요한다는 검진결과가 나왔다.

대책위에 따르면 나머지 3명의 장애인들도 치료를 통해 안정을 찾기 시작했지만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한 상태이다.

지난 7월 5일 대책위는 원주시와 면담을 갖고 민관공동대책반 구성을 제안했다.
또한 대책위는 ▷피해 장애인 4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및 안전 대책 마련 ▷장애인 가정폭력 및 시설폭력 대응 장애인 쉼터 설치 등 주거 공간 마련 ▷친자로 등록된 21명에 대한 장 씨와의 친자관계 단절 대책 및 고인의 장례대책 마련 등을 원주시에 촉구했다.
 
민관공동대책반 운영키로 했지만…

민관공동대책반에 동의하기로 한 원주시는 대책위가 요구한 사항을 검토하고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원주시는 대책위에 보낸 답변서에서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시설 보호 비밀보장 가능 ▷주민등록증, 장애인등록증, 의료보험증 발급 가능 ▷향후 장애인 4명에 대한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 가능 ▷장애인 4명의 안전한 주소지 마련 후 수급비 등을 지원 ▷병원진료비용, 치유프로그램을 통한 비용 지원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시와 공동으로 민관공동대책반이 가동됐지만 대책위는 원주시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4명에 대한 지원에 대해 소극적 자세 ▷장애인 1명의 수술비지원에 대한 소극적 행동 ▷공무원들이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태도 등을 이유로 민관공동대책반 운영이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했다.
 
원주시, 행정 처리 한계 느껴

민관공동대책반이 꾸려졌지만 원주시는 행정 처리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장 씨는 장애인 4명의 법률적인 친부이다.

또한 장 씨는 장애인 시설이 아닌 법적으로 유효한 가정의 형태를 꾸리고 있다. 장 씨는 장애인 4명에 대한 친부로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왔다. 때문에 행정 절차에 따른 부정수급을 한 사례도 아니다. 대책위가 원주시에 요구한 장례식에 관해서는 사실상 장 씨가 장례에 동의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장 씨의 동의가 없는 한 원주시 또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을 수 없다.

또한 장 씨가 원주시에 수시로 방문해 담당공무원을 상대로 내용증명발송 등 고소·고발 행위로 원주시 공무원들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익명의 한 공무원은 "민관공동대책반이 꾸려졌지만 공무원의 업무 특성상 각 과별로 업무처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각 부서장들도 책임을 지기 싫어 나서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장 씨가 공무원들까지 고발해 선뜻 나설 수가 없으며, 지금으로선 사법기관의 수사결과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원주경찰서, 법의 잣대로 냉정하게 수사

원주경찰서는 장 씨 사건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이다. 수사는 법의 잣대로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암시적으로 사건을 확대해 전체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자료수집과 증거를 통해 피해 사례를 규명해야 하기 때문.

원주경찰서는 5개 팀이 각 사건영역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를 위해선 장 씨에 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해야 하지만 이미 오래 전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 씨를 상대로 사체유기, 학대, 강금, 폭행 등 여러 죄명으로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장 씨 또한 장애인 4명 분리조치 시 무단으로 침입한 사람들에 대해 주거침입으로 고소했고, 기관과 단체를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최초 보도한 SBS 방송국 PD와 원주가정폭력 상담소장 또한 오류보도에 대한 이유로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이다. 장 씨는 원주경찰서 형사반장에게 현행법을 이유로 고소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장애인 4명에 대한 격리보호 조치에 대해 감금행위가 있었는지 자료수집 중이다"며 "원주시에서 발생된 사건에 한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장애인인권단체 및 원주시민단체가 장 씨의 집 앞에서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사건이 갖는 의미와 대응책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크게 해석할 경우 과거와 현재 한국의 장애발달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제한해 생각해 볼 때 허위의 친생자 등록을 수단으로 한 '가정'이라는 허울 하에, 그 누구도 이 가증스러운 '가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와 지자체는 이 공동체가 가정이므로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어떠한 사회복지 서비스나 교육을 제공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법적평가와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친자 등록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은 원주의료원에 방치된 시신에 대한 장례 대책이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synergyt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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