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난 2007년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고령친화모델지역'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문막에 복합시니어타운과 고령친화적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2012년까지 고령친화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007년 5월 시범사업에 선정된 원주시는 민자유치계획 등을 포함한 자체계획 수립과 사업추진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해당 지역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업 대상지는 문막읍 동화리 일원으로 전체 조성 면적만 298만6천여㎡, 추정 사업비만 3천736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해당 부지에 국립노화연구소 등 보건·복지·연구단지와 전원형 단독주택, 임대주택 등 시니어 주거단지, 찜질방과 약초원, 산림욕장 등 휴양·건강관리 단지, 간이 골프장과 체육시설 등 레저·스포츠 단지 등을 도입하는 계획도 발표됐다. 2012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던 이 사업은 지난 2009년 5월 시유지출자타당성조사 용역보고회를 끝으로 더 이상 거론되지 않고 있다. 원주시가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고령친화모델지역 시범사업이 신규 시범사업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데다 기획재정부가 신규사업에 대한 정부보조를 제한, 예산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당초 약속과 달리 정부 예산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 말기 사업성 검토 없이 선심성 정책을 펼치다 보니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의 약속만 믿고 사업을 추진한 원주시는 아까운 행정력을 낭비하고 두 차례 실시한 용역비로 혈세 2천400만원만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기대감에 부풀었던 지역주민들도 허탈하긴 마찬가지다.

이에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고 지원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고 시군에 따라 개별 사업에 대한 지원은 일부 이루어졌다"며 "추진당시 별도 예산이 편성된 사업이 아니었기에 예산 확보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지만 매년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범사업에 선정된 일부 지자체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도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라면서 "대통령 직속이었던 고령친화행정협의회가 장관 소속으로 추진체계에 변화가 생기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령친화모델지역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가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을 구체화하고자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7년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원주시 등 4개 시·군에 매년 20억~30억원씩 5년간 15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원주시를 비롯해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4개 시·군 중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중인 경북 의성군을 제외한 3개 시·군은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지자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단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