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철  (54) 상지영서대 소방안전과 교수가 비전공자이면서, 또 문학 작가로 등단하지도 않은 위치에서 시집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교수는 국내 신진·유명작가들의 시를 엮어내는 '시로 여는 세상'의 시인선 20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돼 어릴적 추억, 고향 이야기, 삶 등을 주제로 총 84편의 시를 담은 '묻지 말아요'를 발간하게 됐다. 한 교수가 시집을 발간하기에 앞서 출판사는 자신들이 만든 원칙을 바꿔야 했다. 시인선에 작품을 내는 작가는 원칙적으로 등단 작가로 정했는데 한 교수의 시들이 워낙 좋아 틀을 깨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것.

대학에서 전자공학, 대학원에서는 전자통신을 전공했지만 문화·예술적인 감성과 재능이 풍부하고 평소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 10여년 전부터 틈틈이 시를 썼다. 시인으로 활동중인 형 한상학(65) 씨와 여동생 한해미(52) 씨도 한 교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한 교수는 "어릴적부터 음악과 문학을 많이 좋아했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전공은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다"며 "마흔이 넘어 삶에 여유가 생기고 안정을 꾀할 때 쯤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이 시집은 내 꿈을 이뤄준 첫 번째 문학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