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된 현대생활에서 주거형태로서 공동주택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1년 원주시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60% 이상의 원주시민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발표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주택관리업무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많은 원주시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아파트의 관리업무 방식은 자치관리와 위탁관리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자치관리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가 되어 관리사무소를 관리감독하는 것을 말하며, 위탁관리는 위탁관리업체에 관리업무를 맡기는 것인데 대부분의 아파트가 위탁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탁관리업체를 선정하는 공개입찰에서 위탁수수료를 1원으로 하는 계약이 발생하면서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국토해양부가 2010년 7월 6일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고시하여 같은 날 시행에 들어가면서 빚어진 일입니다.

이 지침에 의하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할 때에는 입찰방법은 경쟁입찰에 의하고,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평당 1원으로도 계약이 가능하고, 또 전국적으로 이러한 사례가 나타나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의 수많은 비판을 반영하여 적정가 낙찰제를 입법예고 중이지만, 개정법령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에 대해서 아파트 입주민들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저가 낙찰에 의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결국 최저가로 낙찰된 위탁관리업체가 적정하게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냐 하는 것입니다. 위탁업체가 손해보고 장사할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탁관리업체는 왜 1원 입찰이라는 무리수를 감행하는 것일까요?
　
우리 속담에 '염불보다 젯밥에만 관심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위탁관리업체라는 유리한 지위를 이용해서 부차적인 이익을 노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젯밥의 내용은 다양합니다. 1년 미만 퇴직자의 퇴직충당금이나 연차수당충당금 떼먹기, 인사권을 남용하여 취직 댓가로 뒷돈 챙기기, 경비용역 혹은 청소용역 계약 따내기 등이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실제로 원주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저가 낙찰제는 이밖에도 위탁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면서, 경비절감을 이유로 관리업무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실제로 원주 시내의 한 위탁관리업체가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취업규칙을 개정중이기도 합니다.

이는 결국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 저하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최저가 낙찰제로 표상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서글픈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적정가 낙찰이라는 상식적인 사회분위기로 속히 바뀌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