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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정의'가 주는 메시지
2012년 07월 16일 (월)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신문을 읽다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있었다. 소통정의라는 말이었다. 소통정의는 분배정의, 사법정의 등과 함께 우리가 귀담아들어야 할 메시지를 갖고 있다.

분배정의를 위해서는 유능한 정치인 또는 행정가가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좋은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 사법정의를 위해서는 법의 정신에 충실한 법관 또는 법조인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잘못된 법 집행을 뜯어고치는 것이 관건이다.

하버마스 교수는 이런 정의와 함께 자유롭고 평등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소통정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소통정의의 진정한 주체는 정치인도 관료도 법률가도 아니고 바로 우리, 나 자신이다.

생존한 지성 가운데 최고의 석학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하버마스 교수는 소통정의와 관련하여 3대 원칙을 강조했다.

첫째, 누구나 배제되는 사람 없이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어떤 주장이건 관점이건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상대의 말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공평한 상보성을 보장해야 한다. 소통정의의 핵심은 바로 상보성의 원칙(두개 서로 다른 것들이 서로 같은 생각이나 인식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된다는 원칙)에 있다.

살아가면서 나이갈 들수록 사실 이러한 소통정의의 원칙을 지키기 어렵다. 후배나 자식들에게 이러한 원칙을 점점 안 지켜지기 쉽기 때문이다. 더구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말을 하는 데 바쁘고 자신의 취향대로 의제를 설정하거나 독점하려 한다.

이 때문에 하버마스 교수는 강자의 언어를 왜곡된 소통이라며 비판했다. 그 대신 그는 누구도 무시당하거나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하버마스 교수의 역설은 그가 입술 입천장이 갈라진 구순구개열, 일명 언청이로 태어났다는 데 있다. 이 병은 현대의학의 수준으로는 태어나면서 완벽하게 고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유년기에는 불가능했다. 흡사 늑대소리 같은 발음을 내는 이 병을 나치정권은 유전병으로 간주했다. 언어의 장애를 가진 분이 소통정의를 명쾌하게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더 놀랍다. 더군다나 그의 소통이론은 강자가 대변하는 패권적 세계주의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반대로 약자, 소수자, 장애인 등의 동등한 참여를 옹호한다. '정상인'이 이끄는 주류 소통보다 훨씬 급진적으로 열린 소통, 주류에서 밀려난 타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열린 소통을 지향한다. 그러면서도 약자에 대한 배려를 약자의 특수한 관점이 아니라 보편적 이론에 접목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 것에 그의 진정한 학문적 고뇌와 매력이 있다고 한다.

위르겐 하버마스의 철학은 우리 일상생활에 주는 의미가 크다. 나이들수록,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자일수록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일수록 더 자기 이웃들에게 몸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하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에서 세상을 보고 세상과 소통해야하는 소통정의는 민주주의 국가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불가에서도 말로 짓는 죄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후회하게 될 말도 결과적으로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상하관계로 세상을 보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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