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대형유통업체들이 영업시간 규제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지난 9일 제기했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이 '원주시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산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에 대해 취소 처분 소송을 낸 것.

이들은 조례를 개정할 때 당사자인 대형마트나 SSM 의견을 청취해야 하지만 그런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있고, 상위법에서는 지자체장이 '의무 휴업일을 명할 수 있다'고 임의규정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원주시 조례에서는 '명한다'고 강제규정으로 정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들은 동해와 속초에서 승소한 내용 그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로써 4월 22일부터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됐다. 원주에서는 대형마트 2곳과 기업형슈퍼마켓(SSM) 4곳이 의무휴업을 했고, 11일 개점한 홈플러스 원주점도 오는 22일 의무휴업을 준수할 예정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취소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한 영업 제한 조례 취소 소송에서 재판부가 취소 결정을 내렸고, 도내에서도 동해와 속초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연이어 승소하자 대형유통업체들은 지난 7일 춘천시와 강릉시를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9일 원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한편 의무휴업 취소 소송을 논의하기 위해 도내 지자체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속초에서 모였으나 의무휴업 조례개정이 힘들 것으로 얘기됐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조례를 개정해도 상위법에서 강제규정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형유통업체들이 따라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