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수수 농사를 하는 이희춘 씨가 잎새가 마른 것을 보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원주기상대에 의하면 지난 5월 원주에 내린 비의 양은 27.7㎜였으며, 6월에는 20일 현재 15.5㎜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원주기상대가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최악의 가뭄을 기록하게 된다. 원주의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47%이다.

저수지 100개 중 저수율이 50%를 밑도는 곳이 74개소이며, 10% 미만인 저수지가 3개소이다. 벼는 전체 이앙면적 3천870㏊ 중 3천866㏊가 완료됐으나 용수확보가 불안전한 논이 400㏊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뭄 피해는 없지만 가뭄이 지속되면 수리불안전답 위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밭작물인데, 전체 파종면적 1천692㏊ 중 1천300㏊만 파종된 상태이다. 물을 많이 흡수하는 옥수수와 같은 작물은 낮 시간에 잎이 오므라들거나 변색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원주시는 현재 고사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가뭄 상습 피해지역에 대해 하상굴착, 용수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군부대와의 협조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민들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지난 21일 흥업면 매지리 매지천 교량 밑에서는 흥업면사무소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하천 바닥의 물을 퍼 올리느라 진땀을 뺐다. 하천이 말라 바닥을 드러냈지만 고여있는 물이라도 논에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자갈과 암석을 걷어내고 4m까지 굴착해 유공관을 심었다. 관을 통해 물을 퍼올려 논에 공급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흥업면 매지리 이희춘(77) 씨는 "밭에 옥수수와 고추를 심었는데 앞으로 보름 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큰 일"이라며 "살다살다 이렇게 지독한 가뭄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원주시는 가로수와 중앙분리대 녹지가 고사할 것을 우려해 가로수 관리 5명, 현장반장 1명, 산림녹지서비스관리 2명 등 8명을 동원해 가로수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