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난 2000년 경부터 포타밸라(치악산큰송이) 명품화 사업을 추진했다. 40여 농가에 버섯재배사를 보급했고, 버섯 토양인 배지 생산시설을 설치했다.

38종에 달하는 포타밸라 요리도 개발했다. 우표와 우편엽서도 발행했고, 요리책도 냈다. 농협하나로클럽, 이마트 등 전국 16개소에 판로를 확보했고, 버섯 소비가 많은 일본에 수출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국·도·시비가 투입됐다. 그러나 현재 살아남은 농가는 2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타밸라는 민선2기 시절인 1998년 한상철 전 시장이 캐나다 순방에서 발견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판단, 국내에 반입한 뒤 2년간 실증시험을 통해 국내 최초로 재배법을 개발했고,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강원도농특산물전시회에서 대상, 전국으뜸농산물전시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한 전 시장이 2002년 6월 퇴임하고 민선3기로 넘어서며 사향길로 접어들었다. 원주시 공무원들에 의하면 민선3·4기 시장을 역임한 김기열 전 시장은 조엄밤고구마와 치악산사과 명품화를 지시했다고 한다. 포타밸라 명품화도 사업계획서에 포함되긴 했지만 뒷전으로 밀렸던 셈이다.

또한 원주시의회도 결과적으론 '포타밸라 사향길'을 재촉한 셈이 됐다. 시의회는 지난 2003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농가당 5∼6동의 포타밸라 버섯재배사를 지원하는 건 특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원주시는 전업농을 육성할 계획이었으나 특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농가 당 1∼2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부업으로 해서는 성공할 수 없지만 시의회 지적을 간과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시의원들이 자기 동네에도 버섯재배사를 보급하기 위해 의혹을 제기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1∼2동을 지원받은 농가는 포타밸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부업 삼아 하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포타밸라를 생산하는 반곡관설동 심성섭 씨와 문막읍 김대중 씨는 포기한 농가의 버섯재배사를 인수해 규모화 하며 고수익을 올리게 됐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원주시는 2개 농가에서 연간 1억원 이상 수입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실패한 사업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십억원의 예산이 집행됐고, 막대한 행정력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포타밸라를 계속 방치했다간 예산낭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원주시는 최근 포타밸라 상표등록을 10년간 연장했다. 2002년 5월 상표등록을 해 10년이 경과했기 때문에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다시 10년간 상표등록을 연장했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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