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부면 서곡1리 4반은 30여 가구에 70여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60세 이상 노인이 많다. 주민들은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수, 생활용수,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2년 전 원주시가 마을 입구까지 상수도관을 설치했지만 지하에 암반이 많기 때문에 상수도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마을에 중앙선 복선전철이 통과한다.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을 관통하는 철로는 약 4㎞. 철도시설 공사구간 중 교량이 있어 철로가 지하를 관통해야 한다. 서곡1리 주민들은 복선전철 공사가 시행되면 땅 속 깊숙이 터파기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수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냇가도 공사로 인해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곡1리 원용각 반장은 "안 그래도 물이 모자라 상수도를 요청했지만 원주시 예산 부족으로 전 주민이 혜택을 못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나 시공사가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주민들 피해는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서곡1리에 중앙선 복선전철 공사를 시작할 경우 공기가 수 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주민들은 식수 문제로 고생을 해야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이나 시공사인 S업체는 주민들 우려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곡1리 주민 원모 씨는 "지난달 시공업체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지하수 고갈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마을에 지하수 관정을 뚫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시공업체는 지하수가 고갈되면 그때 가서 뚫겠다는 입장이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시공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문제를 시공사에 떠넘겼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교통문제, 소음, 분진, 환경오염 등을 제기하며 용수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무조건 공사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서곡1리는 내년에 공사가 시작되는데 주민들이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사전환경성검토 등 여러 방안을 세워 놓았다"며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미리 나서서 조치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답변했다.

최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