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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동창들 70년 우정 눈길
유치원서 만난 친구들 팔순 바라보는 지금도…
2012년 05월 21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소화유치원·원주초교 동기동창 '다루회'

지난 16일 원주시외버스터미널. 백발의 어르신 10여명이 모였다. 이 날은 다름 아닌 70년 지기 친구들의 모임 날이다. 백발의 노인들은 동창을 만나자 금세 그 옛날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 모임의 주인공들은 1940년대 원주 소화유치원과 원주초등학교, 원주중학교를 함께 다닌 동기동창들이다.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소년시절 동무들의 가슴에 새겨진 순수한 우정의 채도는 전혀 변색되지 않았다. 시대를 건너뛰어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쉼 없이 서로를 찾고 그리워 한다. 지금도 원주와 서울에서 매달 모임을 갖고 1년에 두 번씩은 전체가 한 자리에 모일 만큼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 1945년 원주초교 3학년 때 찍은 사진이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규창 김현기(작고) 윤병철 심대섭.

모임의 시작은 1957년 여름이다. 서울과 춘천 등지의 고교와 대학에 진학하면서 만날 기회가 줄어들자 10여명이 뭉쳐 간현유원지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했다. 창립총회를 가진 날이 마침 음력 7월 7일이었기에 모임의 이름도 칠석회로 지었다. 회원들이 중년에 이른 1981년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다르지만 원주중에서 동문수학한 몇명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조직을 개편, 현재의 '다루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다루회란 이름도 고향 원주 치악산에 다래와 머루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명명했다니 고향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현재는 고령으로 세상을 먼저 등진 친구들과 거동이 불편해 모임에 나올 수 없는 이들을 제외하고 14명이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70년 전 유치원에서 처음 만난 동무들의 얼굴은 물론, 첫 모임을 가진 날짜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윤병철 전 참빛신협 이사장은 "7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친구들과 만나면 동심으로 돌아가 장난도 치고 투정도 부린다"면서 "주위 선후배들도 우리 모임을 보고 모두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 지난 16일 모인 다루회 회원들. 14명 중 11명이 참석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규창 정기철 이호전 안정혁 최운형 김고명 이현식 장대련 윤병철 한달수 김정하.

"특별히 사회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끼리 만나 즐기는 것 뿐"이라며 모임을 소개하는 것을 극구 사양하던 김정하 전 진광고 교장도 "오래된 친구들과 지금까지 교분을 나누고 안부를 묻는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라며 모임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친구들 모두 건강을 유지해 지금의 만남을 오래오래 이어가는 것.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 둘 먼저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이 있을 때마다 모임에 대한 소중함은 배가 된다. 윤 전 이사장은 "한 친구가 모임에 나오질 않으면 '우리 모임이 어떤 모임인데 나오질 않느냐'며 성질을 부리는 친구도 있다"면서 "겉으로는 화를 내지만 모임에 나오지 않은 친구가 보고싶은 마음과 어디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두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늘 건강을 유지해 오래오래 만남이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친구들 모두의 바람이자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회원명단
▷원주회장: 윤병철(전 참빛신협 이사장) ▷서울회장: 최운형(전 태광산업 사장) ▷회원: 김고명(전 원주시보건소장) 김정하(전 진광고 교장) 심대섭(전 타코마 조선회사 비서실장) 안정혁(전 잠종회사 운영) 원동식(육군 중령 예편) 이순해(전 흥업양조장 대표) 이현식(전 경찰공무원) 이호전(전 농협중앙회 강원지부장) 정기철(전 태광산업 근무) 한달수(전 대한전선 노조위원장) 장대련(전 나전중 교장) 최규창(전 동물병원 운영)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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