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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표지판 전반적 검토 필요
2012년 05월 21일 (월) 박현식 한국경영기술연구원 원장 wonjutoday@hanmail.net
   

원주는 공사 중이다. 원주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다른 도시의 모습만 따라가다 보면 원주는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언제인가 텔레비전에서 예뻐지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던 사람의 얼굴이 선풍기모양으로 변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원주시도 아름다워지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사뭇 변형된 도시가 될까 심히 우려스럽다.

다른 도시는 일부러 슬로시티(Slow City) 확산을 전개하고 있다. 1999년, 이탈리아의 그레베 인 끼안띠 등 4개의 작은 도시 시장들이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것이 현재는 150개에 가까운 도시가 국제인증을 받아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으로, 전통과 자연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해 나가는 도시라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담양, 완도, 신안, 하동, 예산, 남양주, 상주 등 여러 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돼 있다. 놀라운 것은 슬로시티가 가져온 효과다. 운동의 발상지인 그레베 인 끼안띠의 경우, 모든 주민이 직업을 갖고 있고 이탈리아의 중소도시 평균보다 훨씬 높은 소득 수준을 보이며, 범죄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도시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관광객 증가 효과는 두드러진다.

슬로시티의 궁극적 목적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슬로시티의 목표는 지역문화를 보존·활성화시키면서 세계화의 긍정적 측면들을 활용해 현재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공동체의 정신과 정체성을 유지, 발전하는 것이다.

또 '느림'을 기본 철학으로 5가지 항목을 그 행동 요령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연생태의 보호,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 제철 식재료로 만든 슬로푸드,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특산물·공예품의 보호,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슬로시티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원주만큼 슬로시티에 적합한 지역이 없을 것이다.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생태, 강원감영의 독특한 전통문화, 한살림의 생명공학 등이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행정의 정책적 노력과 주민의 자발적 의지로 풀어야 할 것이다.

명분과 실리를 함께 얻는 것, 올바른 철학과 그에 따른 정책 추진 능력. 대도시에 예속된 경제체제를 거부하고, 슬로시티라는 대안적 미래비전을 제시한 '그레베 인 끼안띠'의 전 시장 파울로 사투르니니(Paolo Saturnini)와 같은 올바른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 마음속에서 무한경쟁과 물질 중심적 삶을 벗어나 여유 있고 아름답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 머지않아 이러한 욕망들이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슬로 시티, 슬로 라이프를 통해 원주의 미래 비전을 다시 준비해야 할 때이다.

원주의 미래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은 대중교통의 이용이 편리하여져야 한다. 외지에서 원주로의 접근, 원주에서 자가용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많겠는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면서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너무도 안이하게 대처하는 사항중 하나가 대중교통에 대한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더 어려움이 많은 약자들이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이전되고 원주시의 버스노선 개편이 된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원주시 곳곳의 버스정류장의 표지판에는 노선안내와 상이하게 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하루에 1회 운영되는 버스노선도 있다. 이 표지판을 보면서 이용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원주시는 고민을 하여 보았는가. 시민, 이용자의 입장에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차로 원주에 도착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원주에서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버스정류장일 것이다.

버스 정류장의 안내표지판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나 도심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회적 약자와 원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 앞에서 얼굴이 뜨거워진다. 대중교통에 대한 관심은 원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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