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 2억4천만원 삭감…원주천 용역비 통과
축제예산, 일정비율 칼질…축제 길들이기(?)

원주시의회는 지난 18일 제1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신수연, 이하 예결위)가 수정제출한 2012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하루 앞서 예결위는 계수조정을 통해 원주시가 제출한 예산안 중 모두 2억4천만원을 삭감하고 삭감한 예산을 모두 예비비로 전환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보통 각 상임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과거와 달리 이번 임시회에서는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을 예결위가 대부분 되살려 주목을 받았다. 예결위는 행정복지위원회가 전액 삭감한 보훈의꽃 제작비 1천만원 중 500만원과 자율방범연합대 순찰차량 지원비 2천만원을 되살리는 한편, 건설도시위원회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2억원을 삭감한 원주천 재해예방과 종합활용계획 용역비 8억4천만원을 삭감 없이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대로 통과 시켰다.

반면 상임위 소관 심사에서 예산 삭감없이 일부 의견만이 제시된 축제관련 예산은 2012년 다이내믹 원주 페스티벌 예산 7억원 중 7천만원과 강원감영문화제 행사비 2억원 중 3천만원, 한지문화제 지원비 2천500만원 중 1천500만원을 각각 삭감했다. 다이내믹 원주 페스티벌과 강원감영문화제는 올해 같은 시기에 개최하면서 홍보예산 등 공동경비에서 예산 절감요인이 있었고 한지문화제의 경우, 지난해 보조금을 부풀려 신고한 것이 드러나면서 최근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예결위는 이와함께 전국 시니어밴드 경연대회 1억5천만원 중 5천만원과 원주대표음식 전국요리 경연대회 7천만원도 전액 삭감했다. 시니어밴드 경연대회는 아마추어 경연대회에 시상금으로 1억원을 책정하는 것이 과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원주대표음식 경연대회는 개최장소가 부적합하고 원주시 업무분장에 무리가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놓고 일각에서는 시의회가 예산을 조정하는 과정에 기준이나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축제관련 예산의 경우, 예결위 계수조정 과정에서 각 축제마다 일정비율로 삭감한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실고 있다. 또 일부 의원은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에서 되살리자 예결위원장에게 강력히 항의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원주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인적쇄신과 개선을 요구하며 강원감영제 행사비를 전액 삭감하고 다이내믹 페스티벌의 문제점을 강도높게 질타한 시의회가 일부 삭감하긴 했지만 축제예산을 승인한 것은 그만큼 개선됐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겠냐"면서도 "마치 삭감할 액수를 미리 정해두고 각 축제별로 분배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전액 삭감하는 것이 옳고, 충분히 개선됐다고 판단했다면 원안 통과시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를 인정하고 있는 원주시가 시의회에 역할을 떠넘기 듯 예산을 편성한 것도 문제지만 명분이 부족한 가운데 인심쓰듯 나눠주기식 분배가 이뤄진다면 시의회가 각 축제를 길들이려 하는 것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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