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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 며느리 9년만에 친정 간다
중국서 시집와 암투병 시어머니·남편 병수발
2012년 05월 07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 4일 반곡관설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성금 전달식.

암 투병중인 시어머니와 남편을 수발하면서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는 결혼이주 여성이 주위의 도움으로 9년만에 친정을 찾게 됐다.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인 양계순(47·반곡관설동) 씨가 원주로 시집을 온 것은 지난 2002년.

친척의 소개로 이병수(54) 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고 그리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지만 속 깊은 남편과 자상한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결혼 이듬해인 지난 2003년에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배려로 그해 태어난 첫 아들을 안고 친정을 찾기도 했다.

양 씨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3년전 시어머니가 말기 암 진단을 받으면서부터. 그 때부터 지극정성으로 시어머니를 수발하는 양 씨를 보고 주위에서는 '친 딸도 그렇게는 못 할 것'이라며 칭찬이 이어졌다. 길어야 6개월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시어머니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것도 양 씨의 극진한 수발덕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하지만 시련은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든든한 버팀목인 남편이 지난해 연말 역시 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에 들어간 것. 일용직 근로자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스배달을 다니며 너무 무리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남편과 시어머니의 병수발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할 상황에 처한 양 씨는 앞이 캄캄했지만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낼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이들 가족은 양 씨가 가사도우미를 하며 벌어오는 수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양 씨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이 번지고 있다. 한국자유총연맹 동부권분회(회장: 강인식)는 지난 4일 반곡관설동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양 씨에게 왕복항공료 등 친정나들이 지원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한 지원금은 동부권분회 회원 37명이 재활용품 수거 활동과 젓갈·미역 등을 판매해 마련한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야간 방범순찰 활동을 비롯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경로당 이·미용봉사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이들은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친정나들이에 어려움이 있는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강인식 회장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양 씨를 보면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친정을 방문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친정보내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씨는 "친정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리자 당장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남편이 앞장서서 여권을 만들어 주는 등 자신의 일처럼 더 기뻐한다"며 "고향을 찾는 일을 이제는 포기하고 살았는데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고 전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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