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농촌에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농사를 포기하는 어르신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농자재 값은 매년 인상되는데 농작물 값은 제자리거나 더 인하되는 시장경제의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물가안정이라는 명목으로 금배추, 금고추가 거론되면 무자비하게 수입하거나 비축물량을 방출하면서 물배추, 물고추를 만들어 시장질서를 왜곡해 온 결과다. 매번 시장을 왜곡해도 "농사꾼이 농사를 지어야지,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별 수 있나?"며 이 땅을 지켜 오신 분들이 바로 농촌 어르신들이다. 그런데 이젠 그 어르신들마저 병들고 지쳐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농촌 마을공동체가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 문제를 해결할 묘안은 무엇일까? 아직 적합한 대안은 없다. 그렇지만 분명한 방향은 귀농하는 분들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정책이다. 귀촌자들과 농촌마을사업을 연계할 필요도 있다. 특히 강원도는 폐교에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대안학교나 혁신학교 같은 모델을 보급하여 농촌 마을공동체 유지와 젊은 귀농 귀촌자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원주에서도 십여 년 전부터 준비해 대안학교를 열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단강지역 사례가 있다. 문화를 농촌에 접목해 사회적 기업으로 농촌 마을주민들과 어울려 발전되고 있는 신화마을이 있다. 문화와 교육이 농촌에 접목되지 않고는 젊은 층의 귀농과 귀촌은 있을 수 없다.

최악의 농촌공동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귀농 귀촌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촌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공교육 정상화, 의료기관확보, 문화시설 프로그램 육성 등이 우선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이 귀농 귀촌해서 살기위해서는 초등학교 교육여건이 좋아야 하고 의료보장, 문화욕구충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조성뿐만 아니라 정부는 귀농자의 사업지원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아직 실험중이지만 경기도 양평의 모델은 농촌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참고자료다. 용문역에서 6㎞정도 떨어진 조현리의 경우, 조현초등학교 학생수가 2005년 100명 수준에서 현재 340명으로 240명이 늘어났다.

등하교시간엔 학교앞에 승용차가 즐비하고 농촌에 전월세 공동주택까지 들어서고 귀촌자들의 주택들이 마을에 신축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조현초등학교의 혁신학교 성공운영사례가 알려지면서 귀촌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년 1천만원 이상의 주택비용을 감당하면서 혁신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학교수용력에 한계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농촌입장에서는 행복한 비명이다.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마을이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폐교를 서둘러 추진하면서 강원도내는 농촌 공동화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귀농해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인 아이들을 의무교육할 기회조차 없어진 것이다. 문제는 농촌과 농업이 없어지게 되면 그 비용을 우리사회가 고스란히 떠맡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농촌을 지켜 오신 어르신들에 감사해야하고 귀농·귀촌자를 존중하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평사례는 원주에도 똑 같이 적용될 수 있다. 양평이 중앙선 복선전철로 수도권 출퇴근이 용이해지면서 변화되고 있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서원주역, 남원주에서 가까운 폐교 직전의 초등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여 농촌공동체의 공동화에 대응하는 성공사례를 원주에서도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