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업단지 내 기업 지원방식을 전국 경쟁방식인 테마클러스터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관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테마클러스터 지원 방식은 산업단지 내에서 중심기업(일명: 코디네이터 기업)을 주축으로 협력사와 연계하여 지역의 특화된 테마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원주를 예로 들면 의료기기 산업과 자동차부품산업이 테마클러스터에 해당된다.

MB정부 들어 대·중소기업 협력관계가 강조되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이나 하청기업과 강한 유기협력관계를 유지하고 동반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나온 지원 방식이다.

현재는 영세기업이라도 산단공 지원요건을 갖추면 R&D나 경영일반, 마케팅, 인력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 테마클러스터 지원방식이 시행되면 전국 테마클러스터 단지들과 경쟁을 통해 우위에 속한 테마클러스터만 자금을 지원받게 돼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원주 의료기기 업체는 타격이 크다. 테마클러스터 지원방식은 전국에 10개 테마클러스터에만 지원되며 테마클러스터 당 최대 1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원주에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을 만한 중심기업이 손에 꼽힌다는 것이다. 원주에는 작년 말 기준 110여개 의료기기 업체가 있지만 이 중 지난해 1천만불 이상 수출탑을 세운 기업은 (주)누가의료기와 (주)씨유메디칼시스템 정도이다. 대기업이 의료기기 산업에 진출하고 있고 수도권이나 광역시,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거대기업이 포진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이나 스타기업이 별로 없는 원주는 테마클러스터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나승권 한국폴리텍대학 교수는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전국의 1천명 이상의 종업원을 거느린 큰 기업이 20명 안팎의 원주업체와 경쟁한다면 게임이 안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힘을 모아 테마클러스터를 만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이고, 공룡기업과 영세기업이 같이 경쟁하기보다 영세기업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경쟁 방식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강원권본부 관계자는 "리스템과 메디아나를 중심으로 테마클러스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리스템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어떤 테마로 준비하는냐가 관건"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없는 강원도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