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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풍물시장-한국관광공사 가볼만한 오일장 선정
2012년 04월 23일 (월) 이혜원 객원기자 wonjutoday@hanmail.net
   
▲ 장터에서 만난 시민들은 사람 북적이는 모습이 좋고 채소가격이 일반 마트에 비해 싱싱하고 가격이 저렴해 풍물시장을 찾는다고 했다.

한국관광공사가 '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이라는 주제 하에 2012년 4월 가볼만한 오일장을 선정했는데 원주 민속풍물시장도 이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오일장터는 '잔치집 같은 장터, 원주오일장'을 포함해 '오메 반갑소!' 전통가옥 사이로 약초, 봄나물이 풍성, 구례오일장(전남 구례), '추억과 꿈을 팝니다. 한산오일장(충남 서천)' '푸짐한 특산품과 넉넉한 인심이 잘 버무려졌어라 (인천 강화)' '흥겹고 신명나는 전통시장, 안성오일장 (경기안성)' 등 모두 5곳이다.

지난 17일 전통 5일장이 열리고 있는 민속풍물시장은 '사람반 물건반'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봄나물을 파는 좌판부터 신발, 가방, 과일 등 없는 물건을 꼽아 보는게 빠를 정도였고 왁자지껄한 모습이 시장의 생동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자 손님을 끄는 상인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목을 끌기위해 유쾌한 농담을 던지며 능숙하게 손님을 맞는 홍현태(54) 씨는 속옷을 판다. 전국 장을 돌아다니며 속옷을 팔던 어머니를 따라 시작한 장터 인생이 이제는 본업이 되었다고 한다. "민속풍물시장이 개장할 때부터 시장을 지킨 초창기 멤버입니다. 민속풍물시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본 산증인이기도 하죠. 원주 5일장은 시골과는 다르고, 그렇다고 도시도 아닌 독특한 소비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군 단위에서 팔리는 품목과 대도시 장터에서 팔리는 물건 모두가 잘 나가는 편입니다"라며 민속풍물시장의 특징을 설명했다.

발길을 돌려 분수대 오거리 쪽으로 올라가다 발길이 닿은 곳은 쉴새 없이 연기가 피어나는 김 구이집. 15년 전 풍물시장과 인연을 맺고 장사를 시작했다는 은경이네 김 구이집 주인장 김응경(44) 씨는 초등학교 친구와 후배 등 3명이 손발을 맞춰 오고 있다. 손으로는 잽싸게 김을 굽고, 입으로는 '김 3봉에 5천원'을 외치며 베테랑 장사꾼 솜씨를 여과없이 보여줬다.

   
▲ 다양한 먹거리도 풍물시장의 자랑이다.
5천원 이상 구매하면 쿠폰을 주는데 쿠폰 10장을 모으면 김구이 4봉을 무료로 주고 있어 단골도 꽤 많이 확보해 놓고 있단다. 성남 모란시장과 횡성, 민속풍물시장 3곳을 돌며 장사를 하는데 원주는 특이하게도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고 귀뜸한다.

강변도로 쪽 봉평교가 바라보이는 분식점에서는 순대와 메추리구이, 곤달걀이 푸짐하게 쌓여 있다. 곤달걀은 유정란 가운데 부화하지 못하고 골아버린 달걀을 삶은 것인데 주인장은 "사지도 않으면서 사진만 찍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리를 떠버렸다.

   
▲ 은경이네 김구이집.
장터 구경에 흠뻑 빠져 있을 때쯤 봄내음을 전해주는 봄나물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좌판으로 눈길이 갔다. 속옷이나 먹거리를 파는 좌판이 길 양쪽에 위치한 반면 나물 좌판은 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주로 할머니들이 팔고 있는데 고들빼기, 쑥, 냉이, 달래 등 나물류 뿐만 아니라 집에서 가져온 장아찌도 자리를 잡고 있다.

동네 친구 따라 처음 민속풍물시장에 장사를 나왔다는 최정숙(78) 할머니. 밭에서 캐왔다는 고들빼기를 다듬고 있기에 장사가 잘되냐고 물었더니 "마수걸이는 했다"며 쑥스럽게 웃는다. 나물좌판은 가로와 세로 길이가 1m도 안되는 노란선 직사각형이 1명의 장사구역인데 청소비 명목의 자릿세로 2천원을 내고 있다.

민속전통시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먹거리. 자신의 이름을 걸고 족발을 삶는 아주머니 족발, 5인분에 9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육개장과 곰탕을 끓이는 국밥집, 젊은 부부가 튀겨내는 닭강정 등 다양한 음식들이 유혹한다. 착한가격에 맛까지 있어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강원도 고유 음식인 메밀전을 필두로 녹두전, 생채를 넣어 만든 총떡 등 다양한 부침개가 켜켜이 쌓인 전집도 발길을 잡는다. 가격도 저렴했다. 메밀전과 총떡은 2장에 천원, 녹두전은 한 장에 천원. 거기에 목을 축이기에 제격인 막걸리는 3천원인데 몇십년은 됐음직한 노란 양은 주전자에 담아 내 놓는다.

메밀전 좌판을 지나니 어물전이 나타났다. 일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물어보니 모두가 가족이란다. 위엄을 풍기는 여주인 양임숙(58) 씨를 비롯해 남편, 쌍둥이 딸 그리고 조카까지 6명이 매달려 장을 지킨다고 한다. 여주인에 따르면 취급하는 어물 종류는 20여가지가 넘지만 원주에서 많이 팔리는 생선은 고등어, 오징어, 임연수 딱 세가지라고. 15년 넘게 원주 풍물시장에서 장사를 했지만 사람들 입맛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시장 중간 교차로쯤에서 땅콩을 볶아 파는 좌판에서 가끔 장을 보러 나온다는 주부 이현희(32·봉산동) 씨를 만났다. 다음 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김밥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에 나왔는데 오이를 살까 시금치를 살까 고민하다 3개에 천원하는 오이를 집어들고 고민을 끝낸다. 풍물시장을 찾는 이유를 묻자 사람 북적이는 모습이 좋고 야채가격이 일반 마트에 비해 싱싱하고 가격이 저렴해 찾는다고 했다.

민속풍물시장 파장시간은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부분 일몰시간에 맞춰진다. 오후4~5시를 기점으로 한산해지기 시작하면 좌판이 하나둘씩 정리가 되고, 해 지기 전에 모든 것이 정리된다. 2일과 7일 어김없이 열리는 풍물시장은 쌍다리로 유명한 원주교부터 봉평교까지 삼각형 모양의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 원주천변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장날에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 이종대 번영회장
5일장 역사 22년
노점만 300~400명 몰려

원주 풍물시장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전국적으로 노점단속이 실시되자 원주시가 현재 시장 자리에 점포를 지어 노점상들을 이주시키면서 형성됐다. 하지만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1990년 번영회를 중심으로 2일과 7일에 열리는 전통장을 개설했다.

5일장이 열리면 노점으로 입점하는 상인 수는 농산물이 쏟아지는 봄·가을에는 300~400명, 겨울과 여름은 200여명 이라고 한다. 자릿세는 품목에 따라 다른데 5천원에서 2천원 사이로 저렴하다.

장이 서는 날이면 풀물시장을 찾는 유동인구가 5만명에 달하며, 거래액도 3~4억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이에 풍물시장 번영회가 성남 모란시장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장을 돌며 상인들을 만나 홍보한 결과, 1992년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원주 풍물시장 번영회 이종대 회장은 "시장 면적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사람은 늘어나고 있어서 대목인 요즘은 자리가 없어서 20~30명의 상인이 발길을 돌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면서 "앞으로 2017년에 모든 복선전철이 개통되고 나면 더 크게 번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날씨에 관계없이 장사할 수 있는 제반시설이 갖춰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주 풍물시장은 군단위 장터보다 도심속에 자리잡고 있어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농산물, 과일, 임산물 등의 판매 품목이 다양하고 직접 농산물을 내다파는 농민들도 참여하고 있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원주 풍물시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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