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부분이 원주시민인 점도 고려"
"백화점 막으려면 전임 시장 때 했어야"

지난달 30일 개점을 목표로 AK플라자가 원주시에 대규모점포등록 신청을 한 날은 지난 2월 20일이었다.

원주시는 지난해 롯데마트 입점으로 지역 소상공인들 매출이 15~2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형 유통업체 진출을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을 고려해 신청을 반려했다. 이 때부터 3월 중순까지 AK플라자는 4회에 걸쳐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담당부서인 지식경제과는 모두 반려했다. 그러나 AK플라자는 3월 24일 다시 신청서를 제출했고, 원주시는 4월 6일 승인했다. 그러자 중소 상인들은 원창묵 시장 퇴임하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시민들 사이에서도 원주시가 지역상인들을 위해 승인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을 뻔히 알았을 원주시가 왜 등록을 승인했을까? 본지는 지난 10일 원 시장을 만나 점포등록을 승인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원 시장은 "원주시가 부지를 조성해 백화점 부지로 분양했고, 백화점 건축을 허가했기 때문에 점포등록을 허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백화점 입점을 막기 위해서는 전임 시장 시절에 반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점포등록 신청은 허가사항이 아니라 등록사항이기 때문에 신청서 반려와는 상관없이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 AK플라자도 이를 알기 때문에 변호사 4명을 동원해 법적으로 하자가 없음에도 반려할 경우 피해보상을 요구할 것이며 원주시는 물어줄 수 밖에 없다고 집요하게 압박했다고 한다.

원 시장은 "고문변호사에게 자문을 의뢰한 결과 원주시가 패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배상액이 하루 2억3천만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세금으로 물어줄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AK플라자에서 근무하는 직원 대부분이 원주시민이란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직영 매장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원주 상인들이 입점해 점포를 운영하고 직원 1천여명 중 30여명을 제외하면 모두 원주시민이다.

반대대책위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상생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점포등록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하고 약속을 어긴데 대해서는 "당시 내가 한 발언은 의지의 표명으로, AK플라자가 최대한 빨리 반대대책위와 상생협의를 마무리 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최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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