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정치인들에게 절대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 남겨

4.11 총선이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이를 두고 정치권이나 중앙언론은 강원도는 보수성향이 강한 편인데 선거이슈로 보수층이 결집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 중 세 차례나 강원도를 찾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역 내 새누리당 관계자들 역시 승리요인으로 '박근혜 효과'를 꼽았다.

과연 그럴까? 전국적인 선거결과를 놓고 보면 이러한 분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원주에서 치러진 역대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완승한 것을 보수층 결집이나 박근혜 효과로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원주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선거로 뽑기 시작한 이후 다섯 차례 선거에서 여당이 세 차례 승리했고, 야당이 두차례 승리했다.

이명박 정부 하에 치러진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일색이던 시장, 도지사, 도의원 전원, 시의원 절반을 민주당 후보로 교체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뒤이어 진행된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지난해 도지사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이 때문에 원주는 강원도의 '야도'로 자리를 굳혔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도내 언론사가 선거 전 실시한 세차례 여론조사에서도 민주통합당이 앞서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개표결과는 갑, 을선거구는 물론 비례대표 선거, 도의원 선거 모두 정반대 결과로 나타났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최근 세 차례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밀어 줬으니 이번에는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 자만하지 못하게 하려는 견제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 정치인도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역대 선거를 보면 원주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밀어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선거도 겉으로만 보면 박근혜 효과 등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원주의 독특한 정치성향이 나타난 선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원주의 정치성향은 강원도가 가지고 있는 보수성향이 내재돼 있으면서도 경상도나 전라도처럼 일방적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정치적 상황이나 이슈, 인물 등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스윙 보터(swing voter)' 경향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꿈 보다 해몽이 좋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원주 정치인 모두에게 절대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을 줬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 Swing Voter(정치상황과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유권자)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