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주최한 제13회 장애인복지대상에서 김명희(단구동·44) 씨가 장한 장애인가족에 선정됐다. 장애인복지대상은 장애인의 자립정신 고취 및 권익증진에 이바지한 개인·가족·단체를 발굴해 시상하는 제도다. 김 씨의 아들 김현규(17) 군은 태어나면서부터 한쪽 시력을 잃고, 자폐 장애(2급)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믿고 싶지 않았어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오기가 생겼죠. 아들의 병을 치료해 보겠다고 결심했죠"라고 말했다. 김 씨는 아들의 병을 이해하기 위해 밤낮으로 관련 서적을 독파했다. 병원에서 진행하는 언어치료·심리치료·놀이치료 등을 받았지만 30%의 성과만 거둘 뿐, 나머지 70% 성과를 위해선 부모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결심했다.

자폐 장애 특성상 모방학습이 불가능했고 올바른 언어사용을 위해 수천번에 걸쳐 수용언어 학습을 시도했다. 논길을 걸으며 걷는다는 행위를 이해시켰고, 비를 맞으며 비 내리는 행위를 이해시켰다. "당시 내 목소리는 항상 쉬어 있었어요. 24시간 아이 교육을 위해 자리를 지켰죠" 6살 되던 해 치료비와 교육비 부담으로 김 씨는 도서판매 영업직을 시작했다. 일반 사무직 근무보다는 외부근무가 많았기에 아들에게 신경을 기울일 수 있었다.

꾸준한 반복학습 효과로 아들의 입에서 나온 첫 단어는 '엄마', '사과'였다. "장애를 가진 자녀교육은 계단교육이라 생각해요.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서면 마침내는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되죠" 아들이 사춘기에 이르자 김 씨는 에너지 분출을 위해 특기적성교육을 했다.

평소 언어를 음으로 인식하는 아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결과 작년 전국장애인 학생음악대회 피아노 부문 금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장애아 중·고등학교 축구교실을 만들어 장애가족들과 뜻을 함께하는 기회를 마련해 장애자녀가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뒷받침했다. 김 씨는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자세예요. 취미·여가 활동을 통해 자아를 찾으세요. 집착하다 보면 지쳐버려요" 김 씨는 오는 20일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32회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금상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