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도전하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일까요? 나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대치와 나에 대해 남들이 제시해 놓은 기대치를 생각해 봅니다. 그 어느 것에도 뒤쳐지고 싶지 않은 사람의 본능이 항상 마음을 졸이게 만들면서도 기꺼이 도전하게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무슨 일이든지 항상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해 볼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만 시작을 하게 되고, 그런 생각이 유지되어야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만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된다면 아예 포기해 버리거나 무력감을 느끼게 되겠지요.

여러분들은 혹시 '모 아니면 도'라는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십니까? 그런 성격이 좋아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미지근하고 심심한 성격은 무언가 부족해 보이고 결단력이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의 인생에 있어서 그렇게 화끈하게 결정내릴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또한 그런 화끈한 결정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내가 하는 행동에 있어서 자신이 있으려면 나에 대한 기대치가 적절한 수준이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나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실수도 용납이 되고 엉뚱한 행동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실수가 있었다거나 잘못된 판단을 후회하게 될 때, 스스로 나 자신을 미워하게 하고 신뢰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될까 무서워서 시작하지 못하고 그런 일이 생긴 후에는 수치스러워 아무도 모르게 잠수해 버립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으려면 실패를 하더라도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내가 있어야만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100점짜리 답안은 쉽지 않습니다. '모 아니면 도' 성향은 100점이 아니라면 그저 0점으로 채점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해서 만들어진 88점이라는 점수도 0점으로 평가하는 것이지요. 100점만을 인정하는 시험을 보는 경우는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이미 모르는 문제가 나오거나 틀렸다고 확신이 들면 시험을 끝까지 치룰 필요도 없어집니다. 모 아니면 도의 100% 확률을 갖고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실패를 예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