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하다보면 건강식품에 대한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자들이 아이의 빈번한 감기와 식욕부진을 위해 주로 복용하는 홍삼이나 장뇌삼, 도라지, 배즙 등에 관한 궁금증 입니다.

이런 건강식품들은 모든 질환을 치료하고 체질을 개선한다는 과대광고로 인해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왜곡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장기복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아이의 건강식품을 선택할 때는 아이의 체질과 질환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식품에 해당하는 것 중에는 한약재로 만들어진 것이 많은데, 한약을 다루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광고하는 내용을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약물 본래의 성질이나 주작용에 의한 적응증 보다는 모든 질환에 좋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표현들로 보는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때문입니다.

요즘 많이들 복용하는 인삼이나 홍삼, 장뇌삼도 만병통치약인양 선전되지만, 한의학적 입장에서 보면 체질이나 증상에 따라 장기 복용 시 문제가 되는 점이 있습니다. 체질에 대한 정밀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 사상체질의 입장에서 보면 인삼은 비위계통의 허약한 체질인 소음인에게 적합한 약재이지만, 비위기능이 좋고 위열이 문제가 되는 소양인의 체질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약재입니다.

동의보감에서도 호흡기의 급성 염증기이거나 오랫동안 기침할 때는 피하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얼굴이 검거나 한의학적으로 기가 실하고, 혈이나 음이 허한 사람들 또한 먹지 말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호흡기에 많이 사용하는 배즙도 호흡기에 두루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배즙은 면역력을 높이는 예방적 효과보다는 기관지나 폐의 염증성 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 기관지염의 경우나 폐렴을 앓고 난 후 잔여 염증이 남아있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배가 성질이 차고 냉하기 때문에 호흡기가 냉해서 문제가 되는 질환이거나 위장이 냉한 체질의 경우에는 장기 복용 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