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 동아리 '두레박'

저학년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이 주축이 돼 초등학생들에게 무료로 인형극 공연을 선사하는 동아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문막도서관 소속 인형극 동아리 '두레박'은 외곽지역 초등학교 및 미취학 아동을 찾아가 인형극 공연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오는 5월 어린이날에는 문막읍과 원주지역 어린이들에게 대규모 공연을 펼칠 예정이고, 조만간 원주의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어린이 300명을 대상으로도 특별공연을 선사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공연 노력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평생학습대상에서 특별동아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레박은 지난 2009년 문막도서관 내 동화구연자격증반을 수강한 학부모 20여명이 만들었다. 게임이나 텔레비전에 정신을 빼앗겨 책을 보지 않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하면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부모들이 문막도서관 평생학습교육과정 프로그램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

2009년 15명이 자격증에 도전해 14명이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열의가 높았고 자격증반에서 연말에 동화구연 연극을 선보이자 다른 평생교육 수강생들과 문막도서관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윽고 수강생들이 의기투합해 동아리를 구성했고, 문막읍 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공연활동을 펼쳐 아이들의 동심에 촉촉한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동아리 이름을 두레박으로 지은 것은 우물에서 물을 퍼 올릴 때 유용한 도구인 두레박처럼 삭막해져가는 아이들의 동심을 동극이나 인형극을 통해 다시 끌어올리고 싶다는 취지에서였다. 자신의 몸을 희생해 한 떨기 민들레를 꽃피운 '강아지똥' 연극을 할 때 유치원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회원들도 마음이 찡했다고 한다.

김혜경 회장은 "회원들은 3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지만 아이들을 만날 때 한결같이 어린아이의 마음이 된다"며 "여기저기서 두레박을 찾아줄 때 고맙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인형극을 보고 '다시 꼭 보여주세요'라고 러브콜을 요청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두레박 공연은 회원 어머니들의 위상도 바꿔 놓았다.

두레박 공연 활동 전에는 집에서 밥, 빨래, 설거지만 하는 존재로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자녀들에게 자랑거리가 되었고 남편들은 공연 때마다 힘든 일을 도와주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 회원은 "공연을 위해 두 달 동안 온갖 정신을 연극에 투입해 가족들에게 미안할 때도 많다"며 "집안일을 전혀 하지않던 남편이 공연장에 찾아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는 것을 볼 때 흐믓하다"고 말했다.

두레박은 지금도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공연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이들의 동심이 세상을 밝고 환하게 바꾸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wonjutoday.co.kr